1. 서론
덕혜옹주, 기황후, 암살, 미스터 션샤인 등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역사를 소재로 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창작의 자유가 어디까지 허용돼야 하는지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합니다. 역사 콘텐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불어 일으키기 위한 역사왜곡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콘텐츠의 발전을 위하여 창작의 자유를 인정해야하며, 과도한 역사적 고증 집착은 관객들의 몰입을 해칠 뿐이라는 역사를 적당히 과장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과 미디어는 대중에게 올바른 역사적 사실을 전달하기 위하여 노력해야한다는 입장이 충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사 관련 콘텐츠를 시청한 후, 이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이 사실인지 허구인지 찾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이 시점에서, 콘텐츠 제작자들은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 위하여 과도하게 역사적 사실을 해치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을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 최근, 중국이 우리나라의 역사를 자신의 역사라고 주장하는 동북공정 에 대한 사람들의 비난이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국외뿐 만 아니라, 국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역사적 왜곡을 바로잡을 차례입니다.
2. 본론
1) 우리나라의 역사 왜곡 콘텐츠 사례
주몽
드라마 내에서는 주몽이 고구려를 세우고 부여로 쳐들어가 부여가 멸망한 것으로 그리고 있으며, 드라마 속 인물 우태 는 소서노의 호위무사 정도로 그려졌습니다. 하지만 기록상으로는 부여는 고구려 제3대 왕인 대무신왕 때 대규모 전쟁을 겪고 쇠퇴하기 시작했고 문자왕 3년인 494년 멸망했으며, 삼국사기, 주서 등 사서에 우태 는 북부여의 왕족으로 소서노와 결혼해 백제를 세운 온조·비류형제를 얻었다고 적혀 있습니다.
기황후
드라마 내에서는 기황후를 고려인에서 원 황제의 황후까지 오른 입지적인 인물이지만 고려를 위해 일했다는 인물로, 충혜왕은 강직한 인물로 설정하여, 미화가 과했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왜냐하면 역사적 기록상으로는 고려사절요에 나오는 기황후와 그의 오빠 기철 4형제는 고려에서 패악을 일삼다가 쫓겨나자 원 황제에게 고려를 침공하라고 부추긴 인물 이라고 기록하고 있으며 충혜왕은 한국 역사 최악의 폭군 중 한 명이다. 그는 새어머니와 장모, 대신의 아내 등을 겁탈해 폐위됐다고 기록되어있기 때문입니다.
명성황후
드라마 명성황후 내에서도 많은 논란들이 있었지만, 사람들이 드라마에서 가장 문제가 된 부분은 명성황후에 대한 미화가 심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극 중 명성황후는 내가 조선의 국모다 는 대사처럼 강직하고 나라만을 생각하는 인물로 묘사됐습니다. 하지만 황현의 매천야록 에 따르면 중전은 대원군이 10년간 쌓은 국부를 순식간에 탕진했다 라고 적고 있으며, 실제 중전 민씨는 각종 이권을 서구 열강에 헐값으로 팔았고 정부 요직에 외척을 끌어들였습니다.
하지만 드라마 안에서는 민씨가 받은 뇌물을 애국과 개화를 위한 자금, 일본의 눈을 피하기 위한 위장으로 묘사하면서 왜곡 논란을 부추겼습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민씨가 받은 뇌물들은 천연자원 채굴권을 외국에 팔아 받은 돈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드라마는 명성황후뿐 만 아니라, 흥선대원군까지 미화시켜 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덕혜옹주
작품에서 가장 문제가 된 부분은 주인공 덕혜가 연설하는 부분, 독립운동을 도모하는 부분입니다. 기록상에서는 조현병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던 덕혜옹주가 정상적으로 연설을 할 수 있었나 는 지적이 있었으며, 대마도 백작 소 다케유키와 결혼 후 일제의 감시를 받아 조선 사람과 접촉할 수 없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군함도
영화 군함도는 화려한 배우들을 섭외했음에도 불구하고 개봉 이후 관람객의 평점 테러가 이어졌습니다. 특히, 황정민 씨가 연기한 이강옥 역할이 가장 크게 지적받았습니다. 극 중에서 이강옥은 생계형 친일파로 그려지는데, 당시 강제 노역의 참혹함을 표현하는 장치로 일본 정부 대신 조선인 친일파가 등장합니다. 관람객들은 일제보다 조선인이 나쁘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크게 비판했습니다.
명량
2014년, 흥행을 거두었던 영화 명량 속 배설 장군은 실제 기록상으로는 큰 공을 세운 위인으로 표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명량대첩 직전 왜군과 내통하며 이순신 장군을 암살하려다 실패하고 거북선을 불태운 후 도망가는 인물로 묘사되었습니다. 이는 많은 양의 허위적인 사실을 포함하고 있었으며, 결국 후대들이 명예훼손으로 신고하는 사건까지 초래했습니다.
후대들은 “법정에서 판단할 부분이겠지만, 우리도 법률적 검토를 거쳤습니다. 영화를 본 사람들이 배설 장군의 행동을 사실로 믿고 있는 상황이고, 배설 장군의 직계 후손들이 있는데 허용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고 봅니다. 소설 명량 에서는 노골적으로 배설 장군이 왜군에 매수된 인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선대께서 졸지에 왜놈 앞잡이가 되었는데 이것을 어떻게 그냥 넘어갈 수가 있습니까. 라고 말하며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2) 역사 관련 콘텐츠에 대한 찬반 의견
찬성
역사 관련 콘텐츠는 팩션일 뿐입니다. 팩션이란 fac와 fiction을 합친 단어로, 최근 팩션을 이용한 콘텐츠들이 성공을 거두면서 이에 따른 관심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팩션이 사람들에게 인기를 끄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팩션이 기본적으로 다른 콘텐츠보다 재미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역사책에 기록된 역사는 실재했던 사건들을 병렬하지만 팩션은 역사적 사실을 놓고 거기에 스토리를 가미합니다.
실재했던 역사에 처음, 시작, 중간, 끝 등 플롯에 기반한 이야기 얼개를 짜서 흥미를 더합니다. 팩션 기법으로 쓴 소설, 드라마, 영화 대본 등은 기존 역사적 권위에 도전하거나 권위를 부정하는 이야기를 담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존 역사책을 통해 그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권력이나 권위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도 팩션은 매력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왕위를 둘러싼 권력 다툼과 붕당정치로 혼란이 극에 달한 광해군 8년. 광해군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엄청난 사건이 발생하고, 허균이 기방의 취객들 사이에서 걸쭉한 만담으로 인기를 끌던 하선에게 광해군을 대신해 왕의 대역을 맡을 것을 명한다는 내용의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의 설정이 대표적입니다. 이 영화 스토리를 통해 사람들은 왕이 될 수도, 되어서도 안 되는 천민이 왕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며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됩니다. 또한, 팩션 속에서의 작가의 문화적 상상력은 존중받아야 합니다. 역사적 사실과 재미있는 상상력이 결합된 팩션은, 그 시대의 역사에 대중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기 때문에,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 또한 전부 사실일 수는 없습니다.
반대
실존인물이나 역사적 사실을 다루는 영화와 드라마는 기존 인물을 재조명 하려는 건전한 시도와 비판적 시각으로 다양한 관점들을 관객이나 시청자에게 전달해 주는 장점이 있는 반면, 대중의 관심도에 편승하여 잘 알려져 있는 인물들이나 사건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거나 이해관계가 명확히 해결되지 않은 민감한 사항을 다루면서 일정부분에 있어 현실과는 다른 사실들을 사실처럼 왜곡시키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이 역사적 인물이나 사실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의 경우 대부분 명예훼손 등이 문제되어 소송이 제기되거나 사실왜곡이라는 비난을 받는 경우가 많이 발생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아무리 팩션이라도 사실이 왜곡된다면 사람들이 역사적 사실을 잘못 알게 됩니다. 실제로 조선시대 화가 신윤복을 남장여자로 설정한 드라마나 영화가 출시된 이후, 그를 진짜로 여자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증가하였습니다.
또한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논란이 되고 있는 드라마 중 하나인, <미스터 션샤인>은 넷플렉스와 같은 매체를 통해 해외에 동시에 방영이 된다. 한류 시대, 해외로 수출되는 콘텐츠의 파급력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과도한 역사적 상상력을 추가한 콘텐츠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역사를 알아야 되는 근본적인 이유를 잊게 만들뿐만 아니라, 해외 사람들에게 그릇된 역사적 의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독립한지 불과 100년도 채 지나지 않았으며, 유공자들은 3대가 망한다는 말이 농담처럼 오가고 있는데도 역사적 의식은 현저히 부족하다 역사가 접목된 문화 매체는 국가 차원에서 경각심을 가지고 경계심을 또한 가져야 한다. 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3) 해결방안
팩션이란 사실과 허구가 합해진 것이라, 어떤 것이 사실이고 어떤 것이 허구인지에 대한 경계가 매우 애매하다. 이러한 경계가 흐려진 콘텐츠들은 현실감을 조성하여 사람들의 공감을 산다는 장점이 있지만, 과도한 허구적 사실은 역사를 왜곡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제강점기나 5.18 민주화운동 같은 민감한 역사적 사실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러한 민감한 반응에 따라 역사적 왜곡에 대한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반면, 명확한 역사적 왜곡의 기준이 정확하게 설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제작자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명확한 기준의 설정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3. 결론
최근 일제강점기나 5.18 관련된 영화나 드라마가 많이 개봉되었고, 나 또한 그러한 영화들을 많이 시청하였다. 역사와 관련된 콘텐츠를 시청하면서, 나는 역사를 배운다는 생각을 하였지만, 내가 지금 시청하고 콘텐츠가 다루고 있는 역사가 모두 진실인가? 등과 같은 의문은 품은 적이 없었다.
그래서 역사가 왜곡된 채 대중들에게 노출된 콘텐츠들을 보면서 심각성을 느꼈다. 물론 역사와 관련된 콘텐츠를 많이 제작하여 역사에 대한 정보를 후대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좋은 취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중들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만큼, 더욱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하여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영화 명량과 같은 사례를 보면 전투에서 공을 세운 배설 장군을 왜구와 연락하고, 이순신 장군을 암살하려는 인물로 설정함으로써 대중들은 배설 장군을 부정적인 인물로 인식하게 될 것이다. 이는 역사를 왜곡했을 뿐만 아니라, 그 후손들에게까지 피해를 주고 있는 사례이다. 따라서 콘텐츠 제작자들은 콘텐츠의 흥행을 위하여 자극적으로 제작하기보다는 적당한 선을 지키면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사례는 없어야 한다.
참고자료
임덕기: 실존인물을 모델로 한 영화나 드라마의 명예훼손의 판단
국회도서관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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