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르튀프를 읽고

 

작품의 등장인물 중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인물은 도린이었다. 도린은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위치하지도 않고 집 안에서도 하녀 취급을 당하는 인물이다. 그런 도린은 페르넬 부인과 그녀의 아들 오르공을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비난한다.

심지어는 자신의 주인 오르공의 말에 반박하다가 뺨을 맞을 뻔하다. 그녀는 오르공과 페르넬 부인이 타르튀프에 관한 호평을 할 때마다 곁을 벗어나지 않고 반박한다. 그녀의 사회적 지위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체로 말이다.

도린의 언행 중에서는 몰리에르가 타르튀프(또는 희극)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투항하고자 하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작품 앞 머리말에서 몰리에르는 희극을 비방하는 자들을 언급한다. 여기서 위선자들은 <타르튀프>를 신성 모독 작품, 불경한 언동과 같은 이유로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들이다.

또한 도린의 언행 중 다프네 부인과 그의 남편은 험담에 앞장서고, 헛소문을 퍼뜨려 본인들의 행실 정당화를 하는 자들이라고 언급된다. 몰리에르의 정서는 오르공과 클레앙트의 대화에서도 드러난다.

클레앙트가 오르공에게 위선과 신심이 구별에 대해 충고하는 장면은 몰리에르가 희극의 타락에 대해 말하는 것과 유사했다. 오르공은 진실과 거짓을 구별할 줄 모른다. 여기서 오르공은 몰리에르의 머리말 속 희극의 타락을 빌미삼아 금지시켜야한다는 주장을 하는 자들과 같은 성격을 띠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머리말 속 몰리에르의 생각이 작품 곳곳에 함축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타르튀프 줄거리 중에서, 오르공이 그의 딸 마리안을 타르튀프와 혼인을 맺게 하려는 장면들이 있다. 본래 마리안은 그녀의 애인인 발레르와 사랑하는 사이이고, 결혼하기로 예정되어있었다.

그러나 오르공이 타르튀프에 미쳐버린 탓에 타르튀프를 마리안의 남편으로 추대하기로 결심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마리안은 오르공에 맞서 대항하지 못한다. 가정 내 오르공의 권력은 절대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타르튀프에게로의 모든 재산 상속 증서 작성하는 모습에서 볼 수 있다시피, 가정 내 결정권은 오르공에게 있다.

최고 권력자로부터 저항하지 못하는 것이다. 가정 속 편집적 지도자는 가족의 재산을 잃게 되었고, 아내를 타르튀프라는 위선자에게 내주게 되었다. 그의 아들은 무시하고, 그의 딸은 사랑하는 이마저 잃게 되었다. 지도자의 역할과 책임은 공동체 구성원의 앞날에 영향을 미친다. 몰리에르는 타르튀프 작품이 왕실에서도 인정을 받았지만, 위선자들의 비난으로 인해 금지 받았던 것을 마리안과 타르튀프의 강제 혼인으로 풀어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 대부분은 타르튀프를 반대하고 배척하려 했지만, 가장 영향력이 컸던 오르공에 의해 흔들렸다. 타르튀프 작품 또한 왕실, 대귀족과, 대신들의 호의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위선자들에 의해 금지되고 마는 것과 같다. 마지막으로 위선자로서 타르튀프 성격에 대한 생각을 얘기하고자 한다. 타르튀프는 오르공과 페르넬 부인에게 가면을 쓴 모습으로 이중적인 삶을 살아간다.

가면을 쓴 타르튀프는 그 누구보다 독실한 신자이면서 신에 대한 굳건한 신앙을 지닌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그 뒷모습은 악렬하고 치밀하다. 나는 이 위선을 희극 속 종교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이 위선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들이 선할 수 없는 것처럼,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이 악할 수 없다. 우리는 가끔은 우리가 위선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전에 그것이 잘못됐음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