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로 배우는 인간과 생명의 역사 이 표현이 책의 표지를 넘기게 해 줬던 매력 포인트였다. 우리들이 숨 쉬는 것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그것이 바로 식사이다. 학교 수업을 뺌거는 학생도 급식은 빼먹지 않는다. 할머니, 할아버지께서는 언제나 우리들에게 더 먹으렴 이라고 하시곤 한다. 그만큼 요리는 우리의 생명이며 마음이고 그리고 역사이다.
매일 아침 우리가 먹는 흰 쌀 또는 밀가루는 인류의 출현과 그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것인데 나는 이 책을 읽기 전 까지는 내가 먹는 ‘역사’에 대해서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인간이 본격적으로 벼를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약 5000년 정도 되었다. 물론 이 ‘밥’이라는 음식이 만들어 진 것은 그보다는 더 가까운 역사이다. 밥을 먹기 시작한 것은 농경의 정착이 있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밥이 있었기에 정착이 가능했다.
지금 세계지도를 보면, 유럽의 크기와 아프리카의 크기의 비율이 정확하지 않다고 한다. 산업혁명 이후 유럽의 국가들은 세계무대에서 주역이 되었다. 그 중 영국은 ‘해가지지 않는 나라’라는 수식까지 받았다. 그런데 이 산업혁명의 중심에 있던 것이 바로 설탕이다. 처음에는 이 말을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조금 생각해 보니 알 수 있었다.
설탕의 원료인 사탕수수는 유럽에서는 좀처럼 자라지 않는다. 반면, 아프리카 또는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사탕수수가 굉장히 많이 자란다. 영국, 스페인 등 유럽의 선진국들은 당연히 당시 엄청난 이익을 볼 수 있었던 사탕수수를 노렸고 자연스럽게 노예를 이용한 경작으로 이어졌다. 설탕은 산업혁명에서 주요 땔감이었던 것이다.
만약 이 내용을 단순히 세계사 책이었다면, 이런 내용은 등장 하지 않았을 것이고 금방 책을 덮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요리들이 곁들어져있고 간간이 등장하는 레시피들은 책을 덮지 않게 해 주었다. 역사라는 것이 무조건 지루하고 외워야 할 대상은 아니다. 우리들이 사는 모습이 역사이고 먹는 음식이 역사이다.
‘급식충’ 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음식은 우리들에게 있어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이다. 그렇기에 혀로 느끼는 역사는 무척 고급지도 맛있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그 맛을 기억하고 생각하면 침이 고이듯, 요리를 통해 맛본 역사는 생각하면 군침이 도는 지식으로서 오래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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