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원평의 소설 (아몬드)를 읽고
감정이 없는 열여섯 살 윤재는 엄마와 할머니의 도움으로 별 탈 없이 지내지만, 크리스마스 이브 열 여섯 번째 생일날에 한 미치광이의 ‘묻지 마 살인’으로 할머니는 죽고, 엄마는 식물 인간이 된다.
그렇게 심 박사의 도움으로 무덤덤한 생활을 이어가던 중, 곤이를 만나게 된다. 곤이는 어릴 때 놀이동산에서 부모를 잃어 보육원에서 자라고 아버지 윤 교수는 십여 년 만에 곤이를 찾아내게 되지만, 곤이는 무척 거칠고 불량스러운 상태여서 마음병을 앓아 임종을 앞두고 있던 엄마에게 보여주지 못해 윤재를 곤이인 척 곤이 엄마에게 보여준다.
곤이는 그런 윤재에게 화를 쏟아내고 괴롭히지만 윤재는 곤이를 담담하게 대하여 곤이는 감정의 동요가 없는 윤재 앞에서 오히려 쩔쩔매고, 결국 둘은 알 수 없는 특별한 우정을 쌓아간다. 또 윤재는 육상 선수가 꿈인 여학생 도라를 만나며 친해지기도 한다.
한편 윤 교수는 곤이를 이해하지 못해 어려워하던 중 곤이가 집을 나와 불량배들과 어울리게 되고 윤재는 곤이를 찾아가 데리고 나오려다가 대장 불량배의 칼에 찔리는데, 이런 윤재를 보며 우는 곤이로 인해 윤재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이 두 아이들을 찾아나선 어른들에 의해 윤재와 곤이는 병원으로 옮겨지고, 조금 다친 곤이는 회복하고 윤재 역시 의식을 회복하게 된다. 곤이는 그동안의 일에 대해 벌을 받기로 했다.
윤 교수는 이러한 곤이를 위해 휴직을 하고 전념을 다하기로 했으며 도라는 자신이 원했던 대로 육상을 시작한다. 또한 감정표현불능증에 대해 표정이 다양해진 윤재는 뇌 검사를 다시 받기로 한다
.
마지막에는 윤재는 식물인간이었던 엄마가 깨어나서 윤재를 만나는데, 윤재는 눈물을 흘리는 엄마를 보며 함께 눈물을 흘리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곤이가 윤재 앞에서 나비를 찢으며 윤재에게 감정을 가르치려는 장면이다. 이때 윤재는 곤이에게 나비가 불편할 것 같다 는 말만 하자 윤재는 화를 내며 그것밖에 못 느끼냐고 하고, 나비의 날개를 완전히 찢어서 나비가 빙글빙글 돌게 된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곤이가 한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소설은 두 가지 괴물이 성장하는 과정을 그려낸다. 첫 번째 괴물은 감정이 없는 괴물이고, 두 번째 괴물은 아파했던, 그래서 감정을 외면하려 했던 그런 괴물이다. 이렇게 완전히 반대인 두 괴물이 친해질 수 있었던 계기는 무엇일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이 두 괴물이 친해질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이 괴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괴물이 아니었고, 단지 사람들의 편견과 시선으로 인해 괴물이 되어버린 그런 아이들이었다.
곤이가 수학여행의 돈을 훔치지 않았음에도 그렇다고 사람들이 주장하여 도둑이 되어버린 것처럼. 결국 그런 둘의 아픔이 공감대가 되어 친해진 것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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