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생명체의 마지막 보금자리, 동물원
동물원과 수족관을 포함해 동물을 수용하고 전시하는 국내시설은 백여 개에 이른다. 그동안 사육 동물의 학대와 열악한 사육환경에 관한 문제가 제기된 끝에 2016년, 동물원법 이 제정되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동물보호단체는 여전히 동물학대에 대한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기엔 어려움이 따른다고 주장한다.
동물원의 폐지를 주장하는 측은 근본적으로 동물원은 동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이기심에서 설립된 시설이라는 시각으로 기본적으로 동물의 보호보다는 관람에 중점을 둔 공개적 사육 시설이 폐지되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동물원은 동물의 보호적 기능과 인간과의 공존에 기여한다는 생각도 적지 않다. 더 나아가 동물원의 발전가능성을 근거로 들어, 생태계의 파괴가 지속되고 있는 시점에서 동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안식처는 더 이상 자연이 아니라 동물원임을 강조한다.
20세기 산업혁명을 맞이하며 인류의 삶은 눈에 띄게 편리해졌으나 이산화탄소의 과다 방출로 지구는 점차 병들기 시작했다. 이후 동물들의 서식지는 급격하게 줄어들어, 결국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 개체의 수가 1989년―92종에서 2017년―267종으로 증가하기에 이르렀다. 인간의 욕심의 결과로 수많은 동물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동물원은 그들의 안전한 삶과 종족 보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독일의 라이프치히 동물원에서는 초원이나 밀림과 같이 각 동물 개체가 자신들의 본성에 맞는 곳에 서식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동물들이 야성을 잃지 않도록 자연 생태계에서 먹이를 구하는 방법과 유사하게 동물 행동 풍부화 프로그램 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동물원은 동물 전시장―동물 공원―동물 복지센터 순으로 3단계의 발전 과정을 거치는데, 현재 대다수 국내외 동물원은 이미 2단계로 발전을 끝마쳤으며 점차 마지막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즉, 기존의 철장과 콘크리트 바닥으로 이루어진 동물원이 아닌, 동물의 종 보전을 위한 생물과학적 연구소로서의 모습을 갖추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동물원은 찾는 사람들로 하여금 인간과 동물 간 상호의존적 관계를 이해하고, 올바른 윤리 의식을 함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애니멀 킹덤 은 핸드북 미션 활동을 기획하여 아동들에게 올바른 지식을 제공하고, 이는 단순히 동물 개체의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 생태계에서 각 동물이 서식하는 방법과 먹이사슬 관계, 또는 인간의 이기적인 행동에서 비롯된 환경오염의 심각성 등을 체험을 통해 전달함으로써 동물과 생태 보호에 대한 교육 효과를 높이는 방안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동물원 쇼를 위해 훈련을 받는 동물들에게 가해지는 스트레스와 동물원 내 번식에 의해 발생하는 잉여 동물 불법 판매 등의 동물학대가 우려됨에 따라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2015년 기준 5년 사이에 무려 922마리 이상의 동물들이 불법으로 매각되거나 도살장으로 끌려갔으며, 이 중 대다수가 동물원의 잉여동물인 것으로 밝혀졌다.
즉, 동물원 내에서 발생하는 번식이 실질적으로 종 보존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무분별한 동물학대의 원인으로 작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근친교배는 생태계의 교란을 초래할 수 있으며, 결론적으로 이는 동물들에게 비윤리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위험에 처한 동물들을 보호할 수 있는 수단으로써 동물원은 적합하지 않으며 진정으로 그들의 복지와 행복 증진을 추구한다면 동물원이 아니라 멸종위기종 복원 센터나 동물 보호 센터와 같은 전문 기관의 도움을 받아 생태계 유지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 동물들을 다시 원래의 보금자리로 돌려보내는 것이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도 속속히 등장한다. 하지만 동물원의 유지와 발전을 옹호하는 측에서는 더 이상 자연 생태계에는 동물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없으며, 자연을 복구시킨다는 것은 경제적 측면과 시간적 측면에서 실질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방안이라 평가한다.
생명 윤리의 등장과 동물원의 발전가능성은 서로 대립적 성향을 드러내며 현대 사회의 뜨거운 감자 가 되고 있다. 미국 듀크대의 생물학자 스튜어트 핌 교수에 의하면, 생물종의 멸종은 인간이 지구에 나타나기 이전에 비해 1000배가량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우리는 여섯 번째 대멸종에 직면해 있다고 한다.
급속한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의 주범으로 여겨지는 우리 인간은 행위의 결과로 보금자리를 잃고 하나둘 죽음을 맞이하는 동물들에게 책임감을 가지고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인간은 자연과 동물을 다스려야 할 존재가 아니라 문화와 자연의 융합과 공존을 꿈꾸며 함께 힘을 모아 나아가야할 존재임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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