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은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어떤 선택이 더 이로울지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부등식은 다양한 상황에서 최적의 선택을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방정식과 부등식은 어떤 의미를 지니며, 왜 중요한 걸까요? 이 질문은 수학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떠오르는 의문이다. 하지만 수학이 현실 세계를 깊이 이해하고 예측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인지하면 이 의문들은 곧 사라지게 된다.
지난 칼럼에서 현실의 문제들은 방정식으로 표현되는 예를 설명했다. 건물 벽의 두께, 다리의 두께, 방음재의 효과 등 많은 것이 수학적 개념이 포함된 방정식으로 표현된다. 그렇다면 부등식은 왜 배워야 할까? 부등식의 개념을 언제부터 사용했는지부터 알아보자.
이미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세계 곳곳에서 부등식의 개념을 사용했다. 하지만 등식과 부등식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피타고라스 정리는 직각삼각형 세 변의 관계에 관한 방정식이다.
a, b, c가 세 변의 길이라고 할 때, a²+b²=c²이다. 이를 활용한 부등식 a²+b²≥c²은 ∠C90 를 판별할 수 있는 식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부등식으로 표현하지 않았다. 고대부터 부등식의 개념은 사용했지만 부등식으로 표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등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언제부터일까? 17세기 르네상스 시대에는 과학의 황금기가 도래하면서 현실적이고 실험적인 태도가 강조되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와 요하네스 케플러는 천체의 관찰을 통해 지구 중심주의를 부정하고, 행성의 운동을 새로운 시각으로 이해하는 데 부등식 개념을 활용했다. 인쇄술의 발전으로 책을 만들기 위해 여러 수학적 기호가 등장했다.
부등식의 기호가 처음 도입된 것은 17세기 말, 18세기 초로 알려져 있다. 영국의 수학자 윌리엄 오트레드는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초에 활동했으며, 그의 주요 저서인 <수학의 열쇠(Clavis Mathematicae)>(1631)에서 산술과 대수에 대한 내용을 다루면서 나눗셈 기호(÷)와 곱셈 기호(×), 부등식 기호를 처음 사용했다.
16세기 말과 17세기 초, 영국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토머스 해리엇은 부등식의 개념을 표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대수학, 삼각법, 미적분학 등에 대한 공헌과 함께 특히 지수 표기법의 사용으로 유명하다. 그뿐 아니라 부등식의 현대적 기호를 활용했다. 그의 작업은 기호의 세계에서 중요한 변화를 가져왔다. 예를 들어 ‘≤’와 ‘≥’는 등호와 부등호를 함께 사용하는 방식으로 수학적인 부등식을 묘사하는 획기적인 발전 중 하나였다.
부등식이 실생활에 활용되는 사례를 살펴보자. 한 놀이동산 입장료는 5만3000원이다. 그런데 30명 이상인 경우 10% 할인해준다. 문득 필자는 ‘30명이 되지 않았더라도 30명 값을 지불하는 것이 더 유리한 상황도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것이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경제적으로 유리한 선택을 하기 위해 이 문제를 해결해보자.
30명 이하의 X명이 입장하고자 한다면 입장료는 53000×X이다. 그런데 30명일 경우 입장료는 10% 할인된다. 따라서 30명이라고 가정하면, 각 인원이 내는 입장료는 5만3000원에서 10% 할인된 가격이 된다.
그런데 30명이 단체할인을 받는 경우의 입장료가 더 적다라는 것을 식으로 표현해 보면 53000×X>53000×0.9×30이다. 양변을 5만3000원으로 나누면 ‘X>27’이므로 28명과 29명인 경우에는 30명이라고 말하고 10%를 할인받는 것이 더 유리하다(물론 27명이 정가를 내는 것과 30명이 단체 할인을 받을 때 내야 하는 입장료의 총액은 같다).
'교육.입시(수학 자료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학과 문학의 만남 (64) | 2024.11.05 |
---|---|
어렵고 힘든 수학 왜 공부해야 하나 (36) | 2024.11.04 |
명제를 배우는 이유 (15) | 2024.11.02 |
삼각비와 삼각함수 (16) | 2024.11.02 |
미분의 탄생 (14) | 2024.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