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평소에 병자호란 하면 떠오르는 생각은 그저 인조, 남한산성, 삼전도뿐이었다. 그런데 이제 이 책을 읽고 나서 병자호란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특히, 이 책을 읽고 인상 깊었던 부분이 두 군데 있었는데 첫 번째로는, 예조판서 김상헌이 뱃사공을 죽이는 부분이었다.
나는 그 부분에서 큰 충격이었다. 자신 그리고 집에 남은 가족을 먹여 살릴 가장이었기에 선택한 일이 죽음을 몰고 올 줄은 사공과 나 모두 상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부분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몰라 어려웠다.
그렇지만 각 인물의 위치에서 이해관계를 통해 이해해보는 것을 노력했다. ‘조선 중기 당시에는 신분이 낮은 일반 백성의 개개인 보다는 신분이 높은 사람들이나 국가의 이익이 우선시 되는 사회라는 것이었지’ 라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소설을 통해 본 모습이 내가 생각했던 모습이라는 생각에 스스로 놀랐다.
김상헌은 자신만의 생각으로 인해 우발적으로 사공을 죽였기에 인간은 자기중심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김상헌이 사공을 죽인 날 새벽에, 강이 꽝꽝 얼어붙었다는 부분을 읽었을 대는 사공의 목숨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로는, 인조가 삼전도에서 청의 황제에게 세 번 절하며 아홉 번 머리를 박을 때 그 상황과 대비되게 조선 기생들이 풍악에 맞춰 춤추는 부분이었다. 내가 머릿속으로 이 부분을 떠올렸을 때 느낀 생각은 바로 안타깝다는 것이었다. 힘없는 국가의 군주였기에 당한 치욕이 눈 앞에 선선했다.
겨울이 끝나고 강물이 녹은 봄이 시작되며 기녀들이 풍악을 울리며 춤을 추는 곳에서의 굴욕적인 치욕이 진정으로 조선에 봄이 시작된 것일지는 잘 모르겠다. 전쟁은 끝났지만 전쟁에서 희생된 사람들과 마음으로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치유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굴욕은 후대까지 계속해서 가슴 아픈 안타까운 역사로 기억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은 각색한 부분이 있는 소설이지만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느껴져 병자호란에 대한 여러 사회 계층의 입장과 그에 다른 이해관계, 그리고 이 전쟁이 그 당시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역사에 관심이 많던 나지만 역사책에 기록된 병자호란 속에 살았던 백설들을 그들의 입장에서 이해해 보고 당시 사람들이 선택한 것들이 과연 옳은 것인가, 아니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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