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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소설의 이해와 한국의 성장 소설의 유형

kjk쌤 2024. 9. 1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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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소설의 이해와 한국의 성장소설의 유형

 

1. 조사 목적

성장소설에서 자기 발견과 자기 형성의 정신적 여행은 도중에 좌절되거나 애초의 목적이 변질되는 위협을 항시 안고 있으며 역설적으로 말하면 그런 좌절이 없는 것은 진정한 성장소설이라고 말 할 수 없다. 결국 성장소설에서 주인공의 정체성 탐색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소설의 장르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에 닿아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성장소설에 대한 연구는 주로 비평의 영역에서 행해져 왔다. 이는 본래 성장소설의 개념이나 분류기준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서구의 성장소설 개념에 맞추어 우리의 성장소설을 이해하려는 성급함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의 성장소설의 서구의 논리에 맞추어 굳이 이해할 이유는 없다. 또한 서구의 성장소설 역시 교양소설, 발전소설, 교육소설, 이니시에이션 소설, 수련 소설 등으로 명확한 개념 통일은 이루어 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한국 문학사의 특성에 맞는 성장소설 연구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2. 조사 범위 및 방법

현대 성장소설들 중 중단편소설들을 취해 유형을 분류하였다. 단편소설이 대체로 계기적 사건 후의 변모 또는 성장의 양상까지를 포괄해 보여주지 못한다는 한계점 을 지니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성장소설의 중요한 요소인 각성의 계기를 살펴보는 데에는 주로 단일한 플롯을 다루고 있는 단편소설이 유리할 수 있다. 50년대에서 80년대까지의 작품 중에 성장소설로서의 면모를 충분히 보이고 있거나 그렇다고 인정된 작 품들을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첫째 비극의 인식에서는 죽음의 인식과 환멸의 인식을 통해 주인공이 성 장하는 작품을 살펴볼 것이며 김원일의 어둠 의 혼 을 대상으로 삼았다. 둘째, 악의 체험에서는 송병수의 쑈리 킴 을 분석해 볼 것이다. 셋째 성 정체성의 확인에서는 이성에 눈뜸과 여성성의 정립을 통해 성 정체성을 확인하고 그로써 성장해 가는 인물을 그린 작품 황순원의 소나기이다.

인터넷과 국회도서관 그리고 성포도서관 자료를 참고 하였다.

 

 

. 성장소설의 이해

성장소설의 개념

유소년기 주인공이 성장하면서 내적 성장을 그린 소설을 김윤식이 교양소설이라 명명한 이후이러한 내용을 담은 소설의 용어로 교양소설, 발전소설, 교육소설, 형성소설, 경험소설, 성장소설 등 20여 가지가 사용되었다. 성장소설에 대한 용어들은 문학적 특성과 문화적 전통에 따라 나라마다 다른 명칭으로 불리어지며 그 내용과 형식도 각각의 변별적인 자질들을 함축하고 있다.

 

성장소설은 앞서 말한 교양, 형성, 입사, 보존, 발전소설 등은 독일, 영국, 미국 등의 나라에서 자국의 문화적, 미학적 전통에 맞추어 사용한 개념들이다. 이렇듯 여러 소설 유형이 다층적인 요소로 구조화되어 있기 때문에 소설의 소재를 어떠한 직관적 표준이나 체험적 표준에서 보고 강조하고 정리하며 해설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이해된다. 이는 개념적, 갈래적 정의를 기대할 수 없는 충족치 못한 장르이면서 새로운 갈래의 생성을 기대할 수 있는 소설 유형이다

 

한 인물의 생애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성장 소설자전적 소설과 유사한 면이 많지만 한 개인적 삶의 느슨한 기록이라기보다는 성인으로 입문하기 전의 시기와 그 시기의 갈등을 중점적으로 다룬다는 점, 그러한 이유로 인해 작가의 개인적 체험과 개인사가 비교적 많이 개입되지 않는다는 점 등을 그 차이점으로 제시할 수 있다. 성장 소설은 특히 독일 문학에 많은 자취가 남아 있으며 여타의 문학권에도, 이것이 근본적으로 본질적 인간 삶의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이 유형에 속하는 적지 않은 작품들이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한국 현대 성장 소설은 대부분이 순진한 1인칭 유년화자가 등장하여 그 순진한 시각을 통해 성장의 어려움과 불합리한 세계를 객관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윤흥길의 장마나, 이문열의 그해 겨울,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박완서의 엄마의 말뚝에서 잘 나타난다. 그런데 1인칭 제한 시점을 사용하지 않는 3인칭 서술상황의 성장소설에서는 유년의 초점 인물과 내적 초점화를 통해 1인칭 유년화자의 성장소설과 거의 유사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는 김남천의 소설에서 많이 나타나며 무자리, 소년행, 흰종이 수염, 별 등이 좋은 예이다.

 

또한 의사직접화법의 사용을 통해 타자의 말을 마치 화자 자신이 전달하고 있는 듯한 생생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대부분의 한국 현대 성장소설은 기억과 회상을 통해 회고적인 시점에서 경험적 자아를 바라보는 서술 형태를 취한다. 이러한 형태는 과거의 자아와 현재의 자아를 상호 교섭의 방식으로 연결시켜 새로운 자아의 동일적 정체성을 정립하려는 의도 때문이다. 김소진의 원색생물학습도감등에 나타나며, 오정희의 유년의 뜰에서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기억과 회상의 방식을 바탕으로 한 성장 소설은 반성적 사유에 근거하여 창작된다.

 

이것은 소설 창작 시간과 소설 내적 시간의 불일치, 이야기하는 자아와 이야기되는 자아의 분리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처럼 성장소설은 고백담론 방식을 지배적인 서술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성장 소설은 액자소설의 구조를 갖고 있거나 서술의 시간과 사건 발생의 시간이 구별되어 제시된다. 결국 이러한 고백의 담론 방식은 과거의 문제를 생생하게 현재화하고 그것을 통해 현재의 문제를 통찰하고 해결하려는 의도가 강하게 제시된다.

 

지금까지 살펴 본 것처럼 다양한 이 용어들은 학자에 따라 다르게 쓸 뿐만 아니라 각 나라에 따라 다르게 사용된다. 이는 자국의 사회적, 문화적 전통과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서구적 용어의 번역에 의존하지 않고 한국의 사회적 특수성을 반영한 소설들 을 표현할 수 있는 용어를 정하는 일은 필수적이다. 현재까지 이러한 용어 정립에 대한 논의는 계속 있한국 현대 문학 중에서 성장기의 내용을 다루며 한국의 사회, 문화적인 상황을 반영한 문학의 명칭으로 가장 무리가 없는 성장소설 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것이다.

 

성장소설의 특징

성장소설에서 성장은 자란 다는 의미가 있는데 자람에는 육체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이 있다.전자는 자연적인 성장으로 신체의 성장이요. 후자는 초자연적인 성장으로 정신의 성장이며 내 속에 있는 본성의 성장이다.

육체적인 성장은 무의식적이고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신체의 변화이다. 인간이 태어나 어린 아이의 시기를 거쳐 청소년이 되고 성인이 되어가는 성장 과정이 그러하다.

 

정신적인 성장은 정신의 성숙 내 속에 있는 본성의 변화로 인간의 능력, 신념, 성품의 변화이다. 이는 개인의 체험 또는 개인과 사회의 상호작용으로 개인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변화이며 개인의 체험 내용과 사회의 문화적 특성에 따라 비약적이고 다양하게 이루어진다. 한마디로 나를 찾아가는 길이다.

 

성장소설은 육체적 성장, 정신적 성장을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인간의 성장이 격렬하게 일어나는 유소년기 부터 성인이 되기 이전까지의 성장 과정을 형상화하고 있다. 인간의 일생 중에서 유년기에서 청소년기에는 신체의 성장이 급격하게 이루어진다. 반면에 육체적 성장 속도에 비하여 정신적 성장은 따라가지 못하면서 내면적 갈등과 자아정체성의 혼란, 사회적 질서에 대한 일탈을 야기하게 된다.

 

이 때문에 유소년기 인물은 방황과 저항을 거치면서 자신의 내적 갈등을 극복하고 타자와 소통하면서 타자를 이해하고 자신을 객관화하여 자아정체성을 형성하고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인식하면서 사회 의 보편적 가치관을 내면화하여 사회의 구성원으로 편입되는 과정을 통해 정 신적인 성장을 이룬다.

성장소설을 장르의 개념으로 보고 타 장르와 성장소설을 비교하면서 성장소설이 지닌 본질적 특성을 찾아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성장소설은 인물 중심 소설이며 성장의 궁극적 목표는 바람직한 자아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일이다. 성장소설은 미성숙한 인물이 성장통을 겪으면서 성숙한 존재로 변해가는 성장 과정을 형상화하고 있다. 이때 성장 과정은 인물의 인식의 확장과 내적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물은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체험을 통해서 자기를 인식하고 타자와 세계를 이해하면서 자아의 인식이 확장되고 타자와 세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임 으로써 보다 성숙한 인격과 더욱 확장된 자아 의 정체성을 확립하게 된다.

 

둘째 성장소설의 인물은 유소년 기부터 청년기 사이의 미성숙한 인물이다. 성장소설은 미성숙한 인물에 초점을 맞추어 그들의 성장 과정을 형상화하고 있다. 이때 어린 주인공은 어른에 대립되는 의미로서 상징적인 어린이 또는 청소년으로 미성숙한 존재이다.

 

셋째 서사 구조상 선과 악, 안과 밖, 결핍과 충족, 미성숙과 성숙의 세계 등 이항대립 구조를 가지며 결말은 열린 구조를 갖는다. 성장소설 은 결핍, 불완전, 미숙한 인물이 능동적인 탐색 과정을 거치면서 충족, 완전, 성숙의 세계로 나아가게 되고 인물이 각성하는 순간 소설을 끝맺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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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서사 구조는 여로형구조, 통과의례 또는 탐색의 구조이다. 인물은 길을 따라 다양한 인물을 만나거나 세계를 접하면서 시련과 방황의 위기를 극복하면서 현실을 인식하거나 자신의 꿈을 발견하고 자아의 정체성을 획득 한다.

다섯째 인물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성장통을 겪게 되고 개인과 세계의 상호작용 속에서 내면적 성장을 이루게 되고 자연스럽게 사회 질서에 편입된다. 예컨대 작중인물은 육체적·정신적 고 통과 시련을 겪으면서 자아를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내면의 성장을 이룬다.

 

여섯째 작중인물의 성장이 독자의 성장을 돕는다. 성장소설에서 작중인물의 성장은 자아의 내면에 대한 탐색과 세계의 외적인 변화에 대한 적응을 통해 자아의 인식의 확장이나 내면의 성장을 이룬다.

일곱째 성장소설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화자는 대개 일인칭 서술방식 이다. 이때 서술 시점은 유소년의 작중인물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서술하거나 성인이 과거의 유년 시절을 회고하는 형식을 취한다. 독자는 작중인물과 동일시를 통해 독자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바람직한 가치관을 체득하며 보다 성숙한 자신의 정체성을 새롭게 형성한다.

 

성장소설과 자아정체성

자아와 자아정체성

인간은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변화한다. 이때 변화는 신체적 변화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변화도 동반한다. 특히 유년기를 거쳐 청소년기에 이르면 신체의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난다. 이 시기에 아이들은 신체의 급격한 성장에 비해 정신적 성장이 따라가지 못함으로써 정서적으로 불안한 상태를 경험하게 되고 어린이도 아니고 성인도 아닌 주변인의 위치로 자신 의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다.

 

다시 말하면 유소년기는 심신 발달의 부조화로 인해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심리적인 고통과 시련, 방황을 심하게 겪는다. 그리고 미성숙한 인물은 육체 적 정신적 고통과 시련, 방황을 거듭하면서 자기 탐색의 과정을 거치고 자아에 대해 인식하며 바람직한 자아정체성을 확립해 간다. 이때 고통과 시련 방황을 잘 극복하여 성숙한 자아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은 사회 속에서 건전한 성인으로 살아갈 수 있느냐에 대한 앞날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하이데거에게서 자아의 본성은 실존 행위 속에 자아정체성을 확보하려는 지향성에 있다. 사르트르 역시 자아를 존재의식에서 찾고 있다. 20세기 들어 현상학의 영향으로 자아에 대한 의미 찾기도 변화한다.

 

현상학적 접근에서 자아는 대상이자 동시에 과정이다. 자아는 환경과의 상호작용 즉 경험에 의하여 형성되는 것으로 보고 환경과 자신에 대한 인지적인 지각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프로이트를 위시한 정신분석학에서는 정신의 구조를 3층으로 나누어 설명했다. 자 아는 충동, 욕망, 자아, 초자아 의 역동성 속에서 개체가 출생하여 외부와 접촉하면서 발달한다.

자아는 충동, 욕망, 자아, 초자아를 통괄하는 역할을 하며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후천적으로 발견된다.

 

이상으로 자아에 대하여 여러 관점에서 살펴보았으나 나는 누구인가? 라는 물음에 명쾌한 언어로 답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자아는 다소 무형적인 현상으로 단순히 지식의 성장이나 사회적 행동으로 측정될 수 없으며 삶의 다양한 상황에서 다원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이 다.자아는 삶의 다양한 상황에서 다원적인 모습으로 형성되며 시간적으로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하는 역동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나를 타자와 구분되게 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즉 남과 다른 자기다움이 무엇인가? 이 질문은 자아의 정체성에 대한 물음이다. 그 에 대한 일반적인 답변은 나라는 개별자가 지닌 속성들에서 찾을 수 있다.

 

나를 구성하는 성격, 성품 체계가 곧 다른 자아와 구분되는 개별적, 개성적 자아를 구성한다. 성품 체계란 한 개인의 유전적 요소, 욕구, 믿음, 가치, 능력, 경험, 사회 문화적 영향력의 총체적 산물로 내재적이며 한 사람의 정체성 을 구성한다. 예컨대 중요한 욕구 가치들의 순서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어떤 욕구 가치를 중심에 두고 어떤 것을 주변에 둘 것인지도 사람마다 다르다. 또 사람에 따라 다양한 가치를 동시에 추구할 수도 있고 획일적인 가치를 추구할 수도 있다. 이러한 차이들이 개인들의 성품을 개성적인 것으로 만 든다.

 

하지만 자아정체성은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어 떤 독특한 특성이 아니며 나아가 특성의 집합도 아니다. 그것은 사람에 의해 그녀 또는 그의 전기의 견지에서 성찰적으로 이해되는 것으로서의 자아이다. 즉 자아정체성은 자아와 타자간의 넘어설 수 없는 차이를 드러내면서 형성된 자기만의 독특한 특성이자 동시에 시공간을 가로 지르는 연속성을 전제로 행위자에 의해 성찰적으로 이해되는 자아이다. 이러 한 자아정체성은 타자와의 관계를 통해서 형성되며 삶의 과정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때 삶을 그려나가는 기준이 된다.

 

자아정체성의 형성 방안

사회의 급격한 변화로 인한 가치관 혼란 및 부재는 현대인들에게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다. 동시에 현대의 삶은 자아가 수많은 선택에 열려 있다. 이 때문에 현대 사회에서 무엇이 옳은 삶인지 어떻게 살아야 가치 있는 삶인지 판단하는 일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과제로 주어지고 있다. 특히 자아가 미약한 유소년기는 신체적으로 급격하게 성장하는데 반해 정신적인 성장은 따라가지 못함으로서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심리적인 방황을 심하게 겪는다.

 

이는 현대의 삶에서 자아정체성의 부재로 인해 나타나는 현 상들이다.이러한 문제점에서 출발하여 바람직한 자아정체성의 형성을 위한 방안을 찾으려 한다.

어린이나 청소년은 성장하기 위해서 몸과 마음이 이런저런 아픔과 시련을 겪는다. 이때 미성숙한 인물이 자라면서 겪게 되는 일련의 경험들을 성장통 이라고 한다. 유소년은 성장통을 겪으면서 자아를 발견하고 타자를 이해하며 보다 성숙한 자아의 정체성을 확립해 간다. 미성숙한 인물이 자라면서 겪게 되는 일련의 경험이 곧 성장을 이끄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다. 즉 자아정체성의 형성은 주체가 겪는 여러 가지 경험에서 찾을 수 있다.

 

인간들은 문학 작품을 읽고 이해하고 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 자신을 성찰하고 새로운 자기를 형성할 수 있다. 특히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이야기는 작중인물과 사건에 깊은 공감적 이해를 형성하며 자신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여기서 비슷한 또래의 이야기란 책을 읽는 독자에 따라 다를 것이다. 다만 본고 에서는 성장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기에 성장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말하는 것으로 성장소설이 대표적이다.

 

성장소설은 미성숙한 인물이 자라면서 겪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을 인식하고 고통과 시련을 극복하면서 자신의 깨달음을 확장하여 바람직한 자기의 정체성을 확립해 가는 이야기 이다. 즉 성장소설은 미성숙한 어린이나 청소년을 작중인물로 형상화하고 그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구체화 한다. 이 때문에 성장소설을 읽는 어린이와 청소년은 비슷한 또래의 작중인물과 사건에 쉽게 몰입하고 작중인물의 감정과 정서를 깊이 있게 공감하게 된다.

 

따라서 성장소설을 읽는 미성숙한 인물은 작중인물의 삶을 공감하고 이해함으로써 자아를 발견하고 타자를 이해하는 넓은 마음을 형성하며 바람직한 자아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다.

특히 성장기의 어린이들에게 비슷한 또래의 이야기는 텍스트에 쉽게 몰입하게 하고 작중인물의 감정과 정서를 깊이 있게 공감하며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텍스트를 이해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풍부하고 깊이 있는 감정을 형성하고 올바른 삶의 가치를 체득한다. 나아가 작중인물의 삶을 자연스럽게 독자의 삶으로 연계지어 자아를 성찰하고 자기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고 바람직한 자아정체성 을 확립해 간다.

 

따라서 성장소설은 성장기 인물의 자아정체성 형성과 매우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으며 텍스트를 읽는 독자의 정서적 안정과 내면의 성장을 이끌어 보다 성숙한 자아정체성을 확립시켜 준다.

 

. 한국 현대 성장소설의 특징

성장소설이란 어린이나 젊은이를 주인공으로 하여 시련을 겪어가면서 세계와 현실에 대한 변화와 성숙화의 과정을 보여주는 소설 형태이다.

그러므로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이야기의 흥미가 아니라 주인공들이 겪어 야 했던 시련의 내용이다. 이런 뜻에서 보자면 우리 시대의 작가들은 성장소설을 위한 매우 양질의 토양을 확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근대사 자체가 말 그대로 격동의 세기이었으며 일제 강점과 분단 이데올로기 갈등의 상처로 말하자면 한 집도 예외가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인물의 성장과정을 추적하거나 그의 어린 시절 체험을 그린다고 해서 모두 성장소설이라고는 할 수 없다. 성장소설에서는 무엇보다도 작중 인물이 겪는 정신적 위기와 이에 따른 자아의 각성 나아가서는 자아와 세계의 관계 정립이 요구된다. 정신의 위기를 맞게 되는 삶의 고비들은 일생을 통하여 어떤 역할을 하며 자아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주변인물이나 환경은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통하여 어떤 사회적 인물로 거듭나게 되는가 하는 점들이 성장소설을 통하여 우리가 생각 해 볼 수 있는 질문들이다.

 

미숙에서 성숙으로의 성장소설의 서사진행 과정은 무지하고 순진하던 주인공이 처음 접하게 되는 세계에서의 충격적인 체험 때문에 세계를 제 대로 인식하게 되는 과정과 일치한다. 따라서 성장소설에서 주인공의 인식변화는 세계에 대한 새로운 체험을 통해서 이루어지는데 그 체험이란 일상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성장소설은 다양한 경험을 중심으로 하며,결과적으로 성장의 양상도 다양하다. 그러므로 성장소설의 본질 규명을 위해서는 자료의 분석과 종합이전에 자료를 일정한 기준에 따라 분류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의 성장소설은 이항대립의 구조를 가진 탐색담과 통과의례를 바탕으로 한 입사담의 특징을 갖고 있다. 즉 처음과 끝이 이분법적 대립의 양상을 보여 준다. 대체로 처음의 결핍, 불완전. 미숙에서 어떠한 계기로 인해 충족. 완전. 성숙으로 결말을 맺는다. 특히 결말이 중요한 소설 유 형이 바로 성장소설이다.

 

작품의 끝이 어떻게 종결되느냐에 따라 주인공 의 운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처음과 끝의 이항대립의 구조가 주인공의 능동적인 탐색에 의해 완결되는 양상을 성장소설은 보여준다. 다만 신화 와 민담의 탐색담들이 물리적이고 현시적인 대상을 탐색하는데 반해 성장 소설은 꿈이나 사랑 혹은 자아의 정체성등 추상적인 대상을 탐색한다는 점에서 특이성이 존재한다.

또한 성장소설은 자아와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실천을 보여주는데 그것은 자아의 내면에 대한 탐색과 세계의 외적인 변화에 대한 적응 양상으로 드러난다.

 

이를 통해 성장 소설의 주인공 혹은 독자는 새로운 세계관으로 편입되는 것이다. 새로운 세계로의 편입은 개체적이고 고립 된 존재가 사회적이고 개방된 존재 영역으로의 전이를 전제로 하며,이전 의 미숙하고 비합리적인 세계에 대한 인식으로부터 성숙하고 합리적인 세계인식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즉 세계의 본질을 배우고 실천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 한국 현대 성장소설의 유형

한국 성장소설에서 성장을 이끌어내는 각성의 계기로 작용하는 요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삶에 내재되어 있는 비극을 인식함으로써 성장하는 경우와 사회 속에서 악을 체험하면서 성장하는 경우, 성 정체성을 획득하면서 성장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비극의 인식은 한 인물이 반드시 겪어야만 하는 삶의 문제로써 자아의 획득에 초점이 맞추어지며, 악의 체험은 타인을 포함하는 사회와의 관계 양상이 중요하므로 세계의 인식에 중점을 둘 수 있다. 그리고 성 정체성 획득은 자아의 문제이면서도 필연적으로 이 성을 전제해야 하므로 따로 구분할 수 있다.

 

비극의 인식

비극은 삶 자체에 내재되어 있는 것으로 성숙한 인간이라면 누구나 인지하고 있으며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 여기에서 비극은 장르로서의 비극을 넘어선 비극적 경험을 의미한다. 비극은 삶에 내재하는 여러 비참한 사건들을 가리키는 일반적인 명칭이 되어 왔으며 광산 사건, 가정 화재, 좌절된 생애, 교통사고 등의 많은 사건들은 비극이라고 부를 수 있다. 본고에서는 비극을 우연적인 사고나 사회·역사적 상황보다 삶에 근본적으로 내재한 운명으로서 개인이 마땅히 감수해야 할 과정으로 정의할 것이다.

 

미숙하던 주인공이 성숙해가는 과정에서 세계를 인식하는 것은 인간의 삶 전반에 내재되어 있는 비극적 요소를 깨닫는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세계에 대해 무지하고 순진한 주인공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세계가 낙원이리라는 착각에 빠져 있다가 깨어나는데 그로써 삶에 내재되어 있는 비극적인 면을 인식하게 되기 때문이다. 미숙한 인물은 삶에 대해 환상을 갖거나 세계의 이면에 관심을 갖지 않으므로 비극에 대해 무지하다. 따라서 삶에 내재되어 있는 비극을 인식하는 것은 인물이 성장할 수 있는 각성의 계기로 작용한 다. 비극은 개인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가장 보편적인 비극으로 죽음과 환멸을 들 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죽으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나 세계에 대해 무지 하고 미성숙한 인물은 죽음에 대해서도 무지하거나 그 필연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죽음을 인식하는 것은 자신의 존재가 유한하다 는 사실을 깨우치고 세계를 달리 바라보게 된다는 점에서 각성의 계기로 작용한다. 성장 과정에 있는 주인공은 타인의 죽음을 목격함으로써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재인식하게 된다. 또한 죽음의 인식은 성인 사회의 몫이므로 미숙한 인물은 죽음을 경험함으로써 성인 사회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도 성장을 이룬다.

 

죽음이 하나의 비극적 사건이라면 환멸은 비극적인 내면 정황이다. 환멸 은 성장 과정에 놓인 인물이 자신이 몸담고 있던 세계가 이전에 알던 세계 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서 오는 좌절이다. 그러나 환멸이 보편적으로 인간이 경험하게 되는 깨달음이라고 할 때 환멸의 인식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환멸은 죽음과 같이 삶에 내재되어 있는 비극적인 요소인 것이다.

 

이러한 환멸은 각성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환멸은 성장 과정에서 체험 하는 좌절이지만 주인공은 환멸을 통해 세계의 불확실성을 깨닫고 그로써 세계를 온전하게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죽음이 죽는 자의 완전한 소멸과 남는 자와의 영원한 단절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미숙한 인물에게 충격적인 경험이 될 수 있다. 또한 그러한 죽음이 특수하거나 우연 적인 사건이 아니라 모든 인간에게 다가올 운명이라는 점을 깨닫고 세계를 달리 인식하게 된다는 점에서 죽음의 인식은 각성의 계기로 작용한다. 따라 서 죽음을 바르게 인식함으로써 인간의 운명을 깨닫고 세계의 실상을 파악 하는 것은 주인공의 자아 확립으로 연결될 수 있다.

 

죽음의 인식을 통한 정체성 확립 :김원일 (어둠의 혼)

죽음은 인간에게 있어 필연적이 결말이며 인간은 죽음을 통해 삶을 해 석하기도 하기 때문에 죽음에는 큰 의미가 있다. 죽음은 보편적이며 삶 에 대한 다른 해석들 즉 고통과 무질서에 대한 다른 해석들은 죽음에 동 화될 수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죽음을 맞게 되며 죽음은 삶의 반대편에 놓이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에 놓인다. 죽음이 아무도 피해갈 수 없 는 삶의 필연적인 결말이라는 점에서 인간에게 가장 큰 비극이다.

 

어둠의 혼 은 가장인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가족내 위치 정립의 문제까지 겹쳐짐으로써 좀더 본격적인 성장을 이룬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 소설은 한국전쟁 직전 이념 대립이 극심했던 시기를 배경으로 어린 화자가 공산주의자이던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하기까지의 한 나절을 그리고 있다.

 

에게는 좌익운동을 하느라 오랫동안 집을 비웠던 아버지가 있는데 그 아버지가 지서에 잡혀 총살당한다는 소문이 돈다. 배가 고픈 는 천치 누나 와 여동생 분선이와 함께 집에 있다가 식량을 꾸러 나간 어머니를 찾아 나선다. 술집을 하는 이모집에서는 어머니가 신세 한탄을 하고 있다가 를 보고는 꾸중을 한다. 어머니가 먼저 집으로 가고 국밥으로 허기를 면한 는 아버지 소식을 알아보러 지서에 간다. 먼저 가 있던 이모부와 함께 아버지의 시신을 확인한 는 이제 집안을 떠맡은 기둥으로 힘차게 버티어 나가야 한다고 다짐한다.

 

해질 무렵부터 가 아버지의 시신을 목격하기까지의 한 나절을 그리 고 있는 이 작품 속에서 아버지가 총살을 당할 것이라는 사실은 처음부터 전제되어 있다. 아버지가 잡혔다는 소문이 돌고 총살당할 게 틀림없다는 추측도 난무한다. 그리고 도 그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이제 아버지는 한 줌의 연기처럼 자취도 없이 사라질 게다. 그 사라진 연 기를 다시 모을 수 없는 것같이 이제 우리 오누이들은 아버지라고 불러 볼 사람이 없게 된다. 그것이 슬플 뿐, 다른 생각은 안 난다. 왜냐 하면 아버지는 이태 넘어 늘 집에 없었으니깐. 닭을 채어 가는 들개처럼 늘 숨어서 어디 론가 헤매고 다녔으니깐. 산도둑 같이 텁석부리로, 또는 선생님처럼 국방복을 입고 나타났다 잽싸게 사라져버리는 요술쟁이 아버지. 이제 아버지의 그 요 술도 끝이 나고 말았다. 무엇을 위한 요술인지 알 수 없는 요술. 그 요술의 뜻을 내가 미처 깨치기도 전에 아버지가 죽는다는 게 슬플 뿐. 사실 나는 지 금 보다 더 큰 괴로움에 떨고 있다. 굶주림이다. 배가 고프다. 지독히 고프다.

 

잉크빛 하늘에 외롭게 걸린 달을 보며 나는 소리내어 울었다. 찬 뺨에 뜨 거운 눈물이 줄기줄기 흘러내렸다. 왜 아버지는 죽어야 하는지, 그는 왜 스스로 목숨을 걸고 도망만 다녀야 하는지, 나는 그것을 알 수가 없었다. 오직 그 럼으로 해서 쑥대밭처럼 되어 버린 집안꼴이 서러웠다. 아버지에 대한 증오 와 연민이 함께 뒤섞여 나는 소리내어 울고 말았다.

 

가 아버지가 지서에 잡혔으며 곧 죽게 되었다는 소문을 듣고 보 인 반응이다. ‘에게 아직까지 아버지의 죽음은 막연한 소문에 불과하며 자신에게 닥칠 불행도 아버지라고 불러볼 사람이 없게 된다 는 사실을 인식 하는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아버지는 이미 오래 전부터 부재중이었으므로 에게 실질적인 부권을 행사하거나 아버지로서의 애정을 보여주기 못하고 있었다. 오히려 나타났다 잽싸게 사라져버리는 행동으로 어머니를 궁지에 몰아넣고 를 비롯한 자녀들에게 지독한 무서움을 제공함으로써 밉다 못 해 원수처럼 여겨진 적도 있다. 그러나 집에 머무르지 않더라도 아버지는 존재하고 있었으며 에게는 아버지라고 불러볼 사람으로 기능하고 있었다.

 

가 아버지의 죽음을 단지 아버지라고 불러 볼 사람이 없게 된다 는 것 이 슬플 뿐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은 죽음이 의미하는 존재의 소멸이나 영 원한 헤어짐에 무지하다는 단순한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 더욱이 아버지의 죽음보다 더 큰 괴로움은 굶주림이다. 이것은 아직 가 죽음과 같이 삶의 이면에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비극적인 요소보다는 직접 생존에 연관되는 신체적 고통에 연연해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삶의 비극적 요소를 인식하고 있는 성인은 당장의 굶주림보다는 굶주림을 야기한 상황의 비극성에 주목할 줄 안다. 그러나 세계에 대해 무지하고 미성숙한 인물은 눈에 보이지 않는 비극성을 염두에 두지 않거나 비극적 요소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다. ‘는 아버지가 죽게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지만 죽음이 갖는 비극적 속성 에는 무지하며 단순히 배가 지독하게 고프다는 사실에 괴로워하고 있는 것 이다.

 

에서 는 아버지가 한밤중 집에 들렀다가 경찰에 쫓기게 되자 아버지에게 증오와 연민을 함께 느낀다. ‘는 눈물을 흘리며 왜 아버지 는 죽어야 하는지 그는 왜 스스로 목숨을 걸고 도망만 다녀야 하는지자 문하고 있는데 감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점에도 불구하고 이미 아버지가 죽게 되리라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이것은 아버지가 죽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최초의 기억으로 가 아버지가 잡혀 있다는 지서로 향하는 길에 떠올리는 장면이다.

 

소설 속의 시간진행상 보다 앞서지만 아버지가 어떤 알 수 없는 이유로 죽음을 불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하며 동정할 만큼 죽음에 대한 인식에서는 앞서 있다. 서술상 뒤에 나옴으로써 의 인식을 극복하고 서서히 죽음을 인식하게 된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또한 아버지의 시신을 확인하기 까지 가 끊임없이 아버지와의 추억을 되새기면서 절정을 향해 간다고 할 때 는 자신 이 가진 인식의 틀을 조금씩 바꿔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에서의 사건이 시간상 앞선다고 할지라도 의 변화된 인식이 반영된 기억이라 고 할 만하다. 아버지의 시신을 목격하고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지만 임 는 아버지의 죽음을 확인하러 가는 길에 스스로 인식의 변화를 준비하며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악의 체험

한국 현대 성장소설 중에는 세계인식에 취약했던 주인공이 악을 체험함으로써 성장의 계기를 맞는 작품들이 있다. 세계에 대해 무지하고 순진하던 주인공은 세계를 인식해 가는 과정에서 악을 체험하게 된다. 세계에 존재하는 악은 인간이 피할 수 없는 존재론적 상황이다. 그리고 악은 타인의 존재를 인지하는 과정에 존재하는데 그것은 악이 필연적으로 타인에 대한 위해 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악을 인식하고 체험함으로써 주인공은 인간 존재의 원천으로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성장 소설에서 주인공은 악을 체험함으로 써 세계와 자아에 대한 성숙한 인식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선악을 안다는 것은 천진무구의 기쁨과 결별하는 것이며 성인이 짊어져야 할 세계 인식의 짐을 맡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선악의 구별은 세 계 인식의 핵심이며 개인이 세계 속에서 정체성을 추구해 나가는 성숙의 통과제의가 된다. 특히 선보다는 악을 인식할 때 한 인물은 성숙의 과정에 서 게 된다. 선악의 구별에 따른 기준에 의해 악을 체험한 인물은 죄의식을 갖게 되며 거기에서 자아를 획득하게 되기 때문이다.

 

악을 체험하는 양상을 살펴보면, 우선 한 개인이 저지르는 폭력이나 범죄 의 모습을 띠는 경우가 있다. 여기에서 순진한 주인공을 둘러싸고 있는 세 계는 이미 악을 구현하고 있으며 주인공 주변의 성인들은 모두 타락한 인물들로 묘사된다. 따라서 주인공은 폭력과 범죄를 저지름으로써 성인의 세계 로 진입하며 그 속에서 세계의 이면을 목격하고 자아를 획득하게 된다.

두 번째로 악의 체험이 개인과 집단의 대결 양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인간으로서의 한 개인이 독자적인 존재가 되지 못하고 집단이나 계급·사회 그리고 국가 속으로 편입되고 소멸해 버린 현대에 있어서 가장 무서운 악은 집단의 악과 사회의 악 이므로 집단의 악을 체험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때 개인은 세계에 대해 무지하고 미숙한 상태이며 집단은 단순한 패거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개인이 맞서야 할 상대는 물리적인 패거리라기보다 성장의 과정을 거친 성인들이 형성하고 있는 내부 이념과 같은 추상적인 것 이다. 본고에서는 그것을 제도라는 용어로 표현하며 기성세대와 같은 부정적인 의미의 성인 사회를 의미한다. 제도로의 편입은 성인 사회로 편입된다는 점에서 원시 사회의 입사의식에 부응하며 성인 사회에 이미 존재하는 세계관과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성숙의 과정을 통과한다.

 

생존방식과 폭력 : 송병수 (쑈리 킴)

쑈리킴 에서도 악을 체험함으로써 성장의 계기를 맞는 주인공을 살펴 볼 수 있다. 주인공 쑈리는 미군 부대 근처에서 양공주인 따링누나 와 함께 땅굴 속에서 살며 미군과 따링누나를 연결해 주는 일로 살아가는 소년이 다. 어느 날 미군 헌병에 의해 따링누나가 잡혀가자 쑈리는 미군부대 안의 하우스 보이인 딱부리가 신고했으리라 추측하고 딱부리에게 시비를 건다.

그러나 땅굴 안에서 따링누나가 모아놓은 달러를 훔쳐 갖고 나오던 미군부 대의 이발사 쩔뚝이를 발견하고 싸움을 벌인다. 그리고 쑈리가 궁지에 몰리 자 딱부리가 쩔뚝이를 칼로 찌르고는 같이 달아나게 된다.

 

주인공 쑈리는 결코 순진하거나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는 못 하다. 쑈리는 전쟁통에 가족을 잃고 서울에서 각설이 노릇을 하다가 산골에 있는 미군 부대 근처로 흘러 들어온 소년이다. 미군과 따링누나를 연결해주는 일로 먹고 살고 있으므로 이미 타락한 인물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 나 쑈리의 세계 인식은 아직 미성숙한 상태로 머물러 있다. 쑈리는 서울에 서 깡통을 차고 다니던 생활에 비해 미군부대 근처 생활에 대단히 만족해하며 미군의 잔심부름꾼이 되는 것을 최고의 꿈으로 간직하고 있다. 이것은 쑈리가 미성숙하여 세계에 대한 경험이 없고 아버지 와 같은 전범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보니 사람 사는 집이라곤 통 없는 일선지구 산골이지만, 진작 서울서 이곳에 오길 참 잘한 것이다. 예서 양키들에게 양갈보나 붙여 주고 그럭저럭 얼려 지내다가 딱부리처럼 하우스보이라도 되기만 하면 그땐 팔자 고치는 거다. 뭣보다 이곳엔 뭐 날쳐 오라고 야단치는 왕초도 없거니와, 어디 서 뭘 날치기나 쇼톨질을 안 해도 뭣이든 쓸만한건 양키부대에 쌓여 있어 좋다.

 

이젠 이곳 양키부대도 싫다. 아니, 무섭다. 생각해 보면 양키들도 무섭 다. 불독 같은 놈은 왕초보다 더 무섭고, 엠피는 교통순경보다 더 밉다.

 

은 쑈리가 아직 자신의 생활에 만족해하고 순진한 세계 인식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쑈리가 만족해하는 것은 야단치는 왕초가 없다는 것과 쓸만한건 양키 부대에 쌓여 있다는 점 때문이다. 자신을 괴롭히는 존재가 없고 생필품이 해결된다면 쑈리에게 바랄 것은 없다. 그럭저럭 얼려 지내는 것만이 쑈리가 알고 있는 온전한 삶인 것이다.

그러나 에서 쑈리는 이전 에 자신이 만족해 했던 모든 것을 부정하고 있다. 그것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의 불안과 부조리를 이해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쑈리의 미숙함은 딱부리와 비교해 볼 때 보다 명확하게 드러난다. 쑈리는 자신이 딱부리를 이곳에 데리고 와서 팔자를 고쳐 주었다고 생각하며 분해한다. 쑈리의 입장에서 딱부리는 겁이 많고 어리숙한 듯 그려지지만 실제로 미군 부대 근처에서 생활할 때 딱부리는 쑈리보다 더 영악하게 적응하는 모 습을 보인다. 딱부리가 술을 날름날름 받아 마시지만 쑈리는 술 마시는 일 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또 성적인 면에서 쑈리의 미성숙함은 두드러지는 데 딱부리가 따링누나에게 한번 노는 데 오 딸라지 하고 달려드는 데 반 해 쑈리는 그저 따링누나가 꼭 껴안아 주는 게 좋다고 느낄 뿐이다. 쑈리 의 눈에 비친 딱부리의 모습은 실제일 수도 있지만 쑈리가 자신의 입장에서 왜곡한 모습일 가능성이 크다.

 

쑈리가 미군부대에 와서 양키들하고 어울리게 된 것이 자신의 덕이라고 알고 있더라도 캡틴의 눈에 들어 하우스보이가 된 것은 쑈리가 아니라 딱부리이기 때문이다. 쑈리와 딱부리의 대비는 쑈리 의 미숙함을 드러내는 장치가 될 수 있다. 딱부리가 실제로 쑈리보다 더 처세에 능하고 영악하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쑈리가 딱부리를 겁이 많고 어리숙한 인물로 이해하고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쑈리의 미숙함을 드러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쑈리는 자신의 눈에 보이는 것들만을 있는 그대로 믿고 있으며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의 이면에 존재하는 거짓이나 위선 어둠 에 대해 무지한 상태로 있다.

 

범죄와 폭력을 체험함으로써 각성의 계기를 맞는 성장소설에서 주인공들 은 필연적으로 도덕의 붕괴를 경험하는데 이때 도덕은 주인공들이 성장하기 전에 머물렀던 평온한 세계를 의미한다. 유년 시절의 평온한 세계를 떠나 폭력이 난무하는 세계로 진입하는 것은 하강의 플롯을 구성한다. 이러한 성장소설에서 주인공들이 이루는 성장은 바람직한 시민 사회의 일원이 되어 가는 과정을 다룬 교양소설에서의 성장과 다르다. 그러나 성인 사회로 진입 한다는 점에서 엄연한 성장이며 이는 사회의 부조리함을 드러내 주는 소설적 장치가 될 수 있다.

 

성 정체성의 확인

자신의 성별에 따라 자신을 규정하는 것은 한 인간의 정체성 형성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성적, 신체적 변화는 성장기에 있는 인물로 하여 금 자신의 변화를 인지하게 하여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 다. 성별은 한 인간을 규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며 성별에 따라 사회문화적인 차이점을 갖게 된다고 할 때 자신의 성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은 자 아 정체성 형성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성 정체성 을 확인하는 것은 자신을 다시 규정하는 동시에 이성을 발견해야 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세계 인식을 의미한다. 결국 성 정체성의 확인은 자신과 세계를 성숙하게 인식하게 된다는 점에서 성장을 위한 각성의 계기로 작 용한다.

 

성 정체성의 확인은 두 가지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먼저 성의 금기와 관습으로의 일탈을 통해서 이다. 이는 50년대의 소설들에서 특히 집중적으로 드러난다. 50년대 우리 민족의 상황에서는 어떤 도덕 율이나 지배 이념보다는 인간의 생존 자체가 가장 우선적인 삶의 원리였다.

 

따라서 관습과 성의 금기로부터의 일탈은 생존의 급박한 상황 논리로 인 해 파생될 수 밖에 없는 문제 였다. 특히 성이라고 하는 것이 그 자체로 모순된 존재로서 지배이데올로기의 철저한 재생산의 장이면서 동시에 지 배이데올로기부터 일순 벗어나도록 만드는 매개 고리 라는 점에서 50년대 전쟁 상황에서의 성의 일탈은 당연한 것이었다. 금기라고 하는 것도 지배이념과 권력이 확고한 때에야 비로소 그 기능을 다 할 수 있는 것이 기 때문이다. 자신의 성이 남성과 다르다는 점을 한계로 인식하는 경우 인데 이는 여성성의 정립으로 볼 수 있다.

 

신체적 성장을 이루어감과 동시에 성장기에 놓인 인물은 이성에 눈뜨게 된다. 아직 이성에 눈뜨지 못한 인물은 어머니로 대표되는 가족관계에 한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가 자신과 다른 이성을 발견하고 사 랑을 인식하는 것은 이제까지와 다른 인간관계의 가능성을 상정한다. 일 대 일의 관계 맺기로 구현되는 사랑의 인식은 새로운 인가관계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인식의 변화를 야기하며 이성과의 과계는 한 인간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도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이성에 눈뜸은 새로운 과계 맺기로 나아가 확장된 세계 인식의 시발점이 될 수 있는 것이 다.

 

한편 여성 작가의 소설에 많이 드러나는 여성성 정립의 경우 여성 주인공이 여성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한계인 식을 다루고 있다. 남성중심 사회에서 남성이 아니라는 이유로 겪는 많은 좌절은 여성 인물의 정체성에 혼란과 위기를 주는 경우가 많다. 이때 정체성의 혼란은 그 자체로 여성인물의 새로운 정체성을 요구하며 여기 에서 여성만의 성적 정체성이 확립될 수 있다.

 

자기 발전의 계기로서의 이성: 황순원 (소나기)

황순원의 소나기 에서 소년은 서울에서 내려온 소녀를 만나면서 이 성에 눈뜨게 된다. 처음 소년은 소녀가 있는 징검다리를 건너지 못할 정도 로 수줍은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소녀가 소년에게 관심을 보임으로써 소년은 이성에 눈뜨게 된다. 어느 날 소년과 소녀는 산으로 놀러 갔다가 소나기를 만나고 소녀는 소나기로 인해 병을 얻어 죽는다. 소년은 소녀와의 만남 을 통해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모하며 둘만의 비밀을 공유함으로써 사랑을 인식하고 그 속에서 성장을 이루어낸다.

 

또한 사건의 서술 자체도 소년의 눈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소년 이 소녀를 통해 이성을 인식하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나타나며, 소년의 성장 과정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소년의 성장은 먼저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태도에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태도로 변해간다는 사실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러다가 소녀가 물속에서 무엇을 하나 집어낸다. 하얀 조약돌이었다. 그리고는 훌 일어나 팔짝팔짝 징검다리를 뛰어 건너간다.

다 건너가더니 홱 이리로 돌아서며,

이 바보

조약돌이 날아왔다.

소년은 저도 모르게 벌떡 일어섰다.

 

송진을 생채기에다 문질러 바르고는 그 달음으로 칡덩굴 있는 데로 내려 가 꽃 달린 줄기를 이빨로 끊어 가지고 올라온다. 그리고는,

저기 송아지가 있다. 그리 가보자.”

누렁 송아지였다. 아직 코뚜레도 꿰지 않았다.

소년이 고삐를 바투 잡아 쥐고 등을 긁어주는 척 후딱 올라탔다. 송아지가 껑충거리며 돌아간다.

소녀의 흰 얼굴이, 분홍 스웨터가, 남색 스커트가, 안고 있는 꽃과 함께 범벅이 된다. 모두가 하나의 큰 꽃묶음 같다. 어지럽다. 그러나 내리지 않으리라. 자랑스러웠다. 이것만은 소녀가 흉내 내지 못할 자기 혼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처음에 소년은 소녀가 징검다리에 앉아 물장난을 하자 다리를 건너지 못 할 정도로 수줍어한다. 소년이 소녀가 앉아 있는 징검다리를 지나가지 못 하는 것은 소년에게 이성에 대한 인식이 싹트고 있다는 점을 나타낸다. 소년은 개울가에서 소녀를 보자 곧 윤 초시네 증손녀 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는 문장으로 시작하고 있는 작품 속에서 소년은 처음부터 소녀의 존재 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년이 소녀를 여느 친구들과 같이 생각했다면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소년이 소녀를 이성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소년은 성장 과정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다 만 아직까지 소년은 단순히 이성의 존재를 느끼는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성장을 위한 각성의 계기로써 이성에 눈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식 차원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기존의 인간관계와 다른 친밀한 관계를 설정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소녀는 소년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다. 소녀가 징검다리 에 앉아 소년의 갈 길을 방해한 것은 소년과 친해지려는 의도였으나 소년은 알아차리지 못한다. 소녀에게 소년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싶은 대상이라는 점에서 소녀는 보다 적극적인 의미에서 이성에 눈떠 있으며 앞으로 소년에 게 각성의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

 

반면 소년은 소녀에게 비켜 달라는 이야 기를 하지 못할 정도로 소극적이며 소녀와의 관계 맺기에서 수동적인 모습을 보인다. 소녀는 개울둑에 앉아 있는 소년에게 하얀 조약돌을 던지는 것으로 속마음을 드러내 보인다. 그리고 소녀가 소년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음 이 분명해지자 소년은 그제서야 소녀를 새로운 관계 맺기의 대상으로 인식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소년은 소녀가 던진 하얀 조약돌을 주머니 속에 간직하며, 그 뒤로 소녀가 보이지 않으면 허전함을 느끼게 된다.

 

에서 소년은 소녀와 함께 산 너머로 소풍을 갔다가 점차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 처음 소녀가 묻는 말에만 대답하고 소녀가 산 너머에 가보 자는 제의에 저래 봬두 멀다 면서 소극적이던 소년은 소녀의 부상을 계기 로 변모한다. 소녀의 부상을 치료하고 소녀가 꺾으려던 꽃을 대신 꺽어주며 급기야 송아지에 올라타는 행동을 통해 소녀 앞에서 잘 보이고 싶다는 욕망 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제 소년에게 소녀는 큰 꽃묶음 과 같이 의미있는 대상이 되었으며 이는 이전까지 없었던 새로운 관계를 맺으려는 의도로 발전한다. 따라서 소년은 소녀가 흉내 내지 못할 일을 해 보이면서 자신의 모습을 각인시키려 한다.

 

에서 자신의 존재를 부끄러워하던 소년은 에 서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게 된 것이다.

산으로 놀러간 소년과 소녀는 소나기를 만나면서 더욱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된다. 소나기는 소녀에게 닥친 가난의 불행, 병마의 불행을 의미 하지만 소나기 를 성장소설로 이해할 때 소년의 성장기를 나타낸 다고도 볼 수 있다. 소년은 소나기처럼 짧고 강렬한 경험을 통해 성숙의 길 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소녀가 속삭이듯이, 이리 들어와 앉으라고 했다. 괜찮다고 했다. 소녀가 다 시 들어와 앉으라고 했다. 할 수 없이 뒷걸음질을 쳤다. 그 바람에 소녀가 안 고 있는 꽃묶음이 우그러들었다. 그러나 소녀는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비에 젖은 소년의 몸 내음새가 확 코에 끼얹어졌다. 그러나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도리어 소년의 몸기운으로 해서 떨리던 몸이 적이 누그러지는 느낌이었다.

 

소나기는 주로 소년의 입장에서 사건이 서술되고 있는데 유일하게 이부분 에서만 소녀의 내면에 대한 서술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소녀의 심리 상태는 주로 행동을 통해 반영되고 있으므로 특별히 이를 통해 소녀의 성장 과정이나 심리적 추이가 나타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소녀와 소년이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소년과 소녀의 관계 양상 이 반영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비좁은 수숫단 속에 밀착해 앉는 것이나 몸 내음새 를 맡는 것을 통해 소년과 소녀 모두 서로를 이성으로 뚜렷하게 인식하게 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것은 결국 소년의 성장으로 연결된다.

 

소녀를 통해 이성에 눈뜬 소년은 소녀를 여느 사람과 다른 특별한 존재로 인식한다. 소녀에 대한 관심은 가족이나 친구 관계와는 새로운 양상의 관계를 맺게 한다는 점에서 소년을 본격적인 성장 과정으로 이끈다.

소년은 소녀를 통해 이전에 없던 전혀 새로운 관계를 맺고 소녀에 대한 사랑을 인식한다. 새로운 관계 맺기는 필연적으로 새로운 세계인식으로 연결되며 그 속에서 자기정체성에 한단계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되는 것 이다. 결국 이성에 눈뜨는 과정을 통해 성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은 세계를 보는 시각을 바꾸어 놓는다는 점에서 인물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조사 과정에서 느낀점

성장소설은 유년기에서 소년기를 거쳐 성인의 세계로 입문하는 한 인물이 겪는 내면적 갈등과 정신적 성장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각성의 과정을 주로 담고 있는 작품들을 말한다.

성장소설에서 주인공이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각성의 계기가 무엇 인가 살펴보고 이를 근거로 그 유형을 네 가지로 분류하였다. 성장소설 에서는 주인공이 세계의 본질을 깨닫고 그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획득볼 수 있었다. 먼저 가족의 붕괴로 인한 동일성의 상실이다. 이는 한국 현대 성장소설만의 특징으로 드러나는데, 아버지와의 극단적인 대립에서 화해로 결말을 맺는다.

 

김원일의 어둠의 혼 에서 주인공은 주변 인물의 죽음을 통해서 세계를 새롭게 인식하고 정체성을 형성해 간다. 죽음은 삶의 필연적인 결말이라는 점에서 가장 커다란 비극이며 죽음을 인식하는 것은 자신의 운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 각성의 계기가 된 다.

송병수의 쑈리 킴 에서 폭력의 체험을 통해 성장을 이루는 주인공들은 이미 폭력이 난무하고 있는 성인 세계를 목격하고 악의 체험을 통해 성인 사회에 진입하는 통과제의를 치른다. 이 두 작품 은 모두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전쟁은 폭력의 극단적인 양상이 라는 점에서 세계의 폭력적 모습을 극대화하고 있다.

 

황순원의 소나기 에서 주인공은 이성에 눈뜸으로써 성숙한 세계인 식을 갖게 되며 자아 정체성을 추구하게 된다. 한편 여성성에 눈뜸은 인간관계의 확장보다는 소극적인 자기 정체성 형성으로 연결되며 이를 통해 세 계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로 삼는다.

 

본 소논문에서 다룬 중단편 성장소설들이 한국 성장소설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이의 분석을 통해 한국 성장소설의 특징을 도출해 내는 것 은 나름의 의미를 지닐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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