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에 발사된 보이저 1호
보이저 1호는 목성과 토성을 탐사할 목적으로 개발한 탐사선이다. 1979년부터 1989년까지, 탐사선에 탑재된 다양한 과학 장비를 통해 이 행성들의 대기, 고리, 위성 등을 상세하게 관측해 수많은 자료를 지구로 보냈다. 대적점 이라고 불리는 목성의 거대한 타원형 무늬, 목성의 위성인 이오 의 화산활동, 토성의 아름다운 고리, 토성의 위성 타이탄 의 대기를 관측한 것이 보이저 1호의 대표적 성과다.
1990년에는 지구에서 60억 km 떨어진 곳에서 바라본 지구의 사진을 찍어 보내기도 했다.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창백한 푸른 점’이라는 이름을 붙인 바로 그 사진이다. 이후 계속해서 우주로 나아간 보이저 1호는 2012년 8월 25일, 최초로 태양계를 벗어나 성간 공간에 진입했다.
현재 보이저 1호는 지구에서 약 240억 km 떨어진 곳을 시속 6만 km가 넘는 속도로 항해하며 인류에게 미지의 영역에 대한 관측 자료를 보내오고 있다. 최신 스마트폰보다 약 300만 배나 적은 메모리, 최신 인터넷보다 3만8000배나 느린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하고 있는 낡은 탐사선이지만, 우주 탐사에서는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 셈이다.
오랜 시간 정상적인 교신이 이뤄지지 않아 이대로 보이저 1호의 작동은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NASA의 과학자들은 포기하지 않고 고장 원인을 분석했다. 그 결과 비행 데이터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한 것을 알아냈다. 이 시스템은 보이저 1호의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하기 전, 정보를 취합해 이진법 데이터로 변환해주는 역할을 한다.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살아나다
그런데 이 장치의 반도체칩 하나에 문제가 생겨 지구로 정상적인 데이터를 전송하지 못했던 것이다. 과학자들은 반도체칩을 직접 수리하는 대신, 이 칩을 거치지 않고 다른 경로로 기능하도록 우회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수정했다. 다만 보이저 1호가 보낸 신호를 지구에서 받으려면 22시간 30분이 걸린다. 명령을 보내고 회신을 받는 데 45시간이나 걸리는 것이다.
몇 개월간에 걸친 사투 끝에, 마침내 과학자들은 보이저 1호를 수리하는 데 성공했다. NASA는 지난 6월, 보이저 1호의 관측 기기 4대가 모두 작동하면서 정상적인 데이터를 보내오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현재 보이저 1호는 성간 우주의 플라스마와 자기장, 우주방사선과 전기 입자 등의 관측 결과를 지구로 보내오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보이저 1호의 수명은 몇 년 남지 않았다. 성간 우주 탐사를 위해 설계된 만큼, 보이저 1호에는 태양광 발전장치가 아닌 방사성동위원소 열전 발전기가 탑재돼 있다. 이 발전기는 플루토늄-238이 붕괴하면서 발생하는 열을 전기로 바꾸는데,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플루토늄-238이 고갈될 날이 머지않았다. NASA는 이르면 2025년, 늦어도 2030년 안에는 보이저 1호가 작동을 멈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탑재된 과학 장비의 작동이 멈춘다고 해서 보이저 1호의 여정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보이저 1호에는 최후의 임무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바로 탑재된 골든 레코드 를 외계 생명체에 전달하는 것이다. 골든 레코드에는 55개 언어로 된 인사말과 다양한 자연의 소리, 인류를 대표할 음악, 사진 등이 포함돼 있다. 보이저 1호가 일종의 인류 홍보대사 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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