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태양계의 작은 행성에 불과
칼 세이건 박사의 주도로, 태양계 내부를 여행하는 보이저호는 카메라를 돌려 지구를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보이저호에서 찍은 사진 속 지구를 칼 세이건 박사는 ‘창백한 푸른 점’으로 소개했다. 우주에서 먼지같이 미미한 지구의 모습을 처음으로 확인한 순간이었다.
이후 허블망원경을 포함한 많은 관측으로 지구는 태양계의 작은 행성에 불과하고, 태양은 우리 은하 속 작은 별에 불과하며, 우리 은하도 은하단 속의 작은 한 은하에 불과함이 밝혀졌다. 은하단조차도 먼지로 보일 만큼 우주는 넓은 공간이며, 우주의 중심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우주에서는 특별한 존재가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먼 외부 은하의 초신성 관측으로 우주가 가속 팽창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우주를 채우고 있는 진공 자체도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별과 은하들이 중력에 의해 서로 당김에도 불구하고 은하단 사이의 거리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는, 가속 팽창하는 우주를 이해하려면 우주 진공을 채우고 있는 암흑에너지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팽창하는 우주의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가면 우주 자체가 에너지 밀도가 매우 높은 작은 공간에서 출발했다는 ‘빅뱅 우주론’으로 귀결된다. 가속 팽창하고 있는 빅뱅 우주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이 우주 전체 에너지의 약 95%를 차지해야 한다.
은하에서만 4000여 개의 외계행성이 발견
별과 은하를 구성하는 보통 물질은 우주의 약 5%밖에 되지 않는 다소 당황스러운 현실에 직면하는 것이다. 빅뱅 우주에서 수많은 별 중의 하나인 태양이 많은 행성을 거느리고 있으므로, 우주에 존재하는 다른 별들도 외계행성을 거느리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다.
현재까지 우리 은하에서만 4000여 개의 외계행성이 발견됐고, 이 가운데 10여 개는 지구와 비슷한 질량, 크기, 온도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와 비슷한 특성을 가진 외계행성의 존재가 확인된 만큼 외계 생명체와 외계 문명의 존재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보이저호의 레코드판에 실린 우리의 모습을 확인하는 외계인을 상상해 보자. 과연 그들에게 인류는 어떠한 존재일까. 보이저호가 발사된 지 40여 년이 지난 2019년 노벨물리학상이 빅뱅 우주론 발전 및 외계행성 발견에 기여한 3명의 과학자에게 수여됐다. 이번 수상은 빅뱅 우주 속에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한다. SF 소설과 영화의 단골 소재인 외계 문명의 존재 가능성에 현대 과학이 손을 들어준 것이다.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총, 균, 쇠>에서 지구에서 새로운 문명이 만났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세계 역사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는 유럽인들이 신대륙을 정복할 수 있었던 직접적인 원인으로 총기 쇠무기 말 등을 중심으로 한 군사기술, 유라시아의 고유 전염병, 유럽의 해양기술, 정치조직, 문자 등을 들고 있다.
그런데 총기와 쇠를 앞세운 유럽인 정복자들에 희생된 원주민보다 유럽의 세균에 희생된 원주민이 훨씬 많았다는 사실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고통받고 있는 2020년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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