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2021년 9월 우리나라 드라마가 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에서 공개돼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다.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수많은 기록을 만들어내고, 출연한 배우들이 스타 반열에 올랐으며, 이후 선보인 작품들이 외국인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물꼬를 터준 드라마 오징어 게임 이다.
456억원의 상금을 두고 벌어지는 죽음의 게임 중 하나였던 달고나 뽑기는 드라마의 인기를 타고 세계적으로 퍼져나가 직접 달고나를 만들어보는 외국인들의 유튜브 영상이 쏟아지게 했다. 어린 시절 한 번쯤은 사 먹거나 만들어 먹은 기억이 있는 이 추억의 과자가 유행하는 걸 보며 뿌듯함을 느낀 사람이 많았으리라.
설탕을 가열하면 185도 정도에 이르러 융해가 일어나면서 액체가 된다. 하지만 더 가열해 200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설탕에서 물이 빠져나오면서 진한 갈색으로 변해버린다. 이렇게 진한 갈색으로 변해버린 설탕은 더 이상 설탕이 아니기 때문에 달고나의 재료가 될 수 없다. 신중하게 온도, 시간을 맞춰 액체 설탕을 잘 만들고 나면 다음은 소다 차례다.
녹은 설탕에 소다를 묻힌 나무젓가락을 넣고 저어주면 곧바로 설탕이 부풀어오른다. 소다는 어떻게 액체 설탕을 부풀어오르게 하는 걸까? 소다의 화학적 이름은 탄산수소나트륨이다. 천연 세제로도 많이 사용되는 소다는 평소에는 흰색 가루지만 뜨거운 액체 설탕 안으로 들어가면 빠르게 분해된다. 그 결과 이산화탄소를 분출하고 설탕이 부풀어오르게 해 먹음직스럽고 바삭바삭한 과자로 변신시킨다.
더 큰 달고나를 만들기
국자 안의 설탕을 부풀리는 데 필요한 소다의 양은 얼마 정도일까? 간단히 계산해보면 소다 10g이 분해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대략 2L가 넘는다. 1.5L 페트병을 가득 채우고도 남는 양으로, 국자를 채울 정도로만 부풀게 하기엔 너무 많다. 그러니 소다는 나무젓가락에 살짝 묻히는 정도만으로 충분하다.
더 큰 달고나를 만들기 위해 소다를 많이 쓰면 더 부풀긴 하겠지만, 소다가 분해돼 만들어지는 탄산나트륨 때문에 쓴맛이 나고 국자 밖으로 흘러내리는 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다. 소다의 열분해를 이용해 반죽을 부풀게 하는 예는 달고나만이 아니다. 핫케이크나 와플을 만들 때도 탄산수소나트륨이 열분해돼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반죽을 부풀려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빵을 만들 때 사용하는 베이킹파우더의 성분을 살펴보면 예외 없이 탄산수소나트륨이 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스트를 사용하는 식빵이나 인도식 빵인 난의 경우에는 이스트의 주성분인 효모균이 발효하면서 방출하는 이산화탄소가 반죽을 부풀게 한다. 이렇듯 이산화탄소는 부드럽고 맛있는 과자, 빵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성층권에 있는 오존은 태양의 유해 자외선으로부터 지구의 생물을 지키는 고마운 물질이지만, 대류권에 있으면 유해성 때문에 대기 오염 물질로 취급된다. 이산화탄소 또한 달고나, 와플 등 맛있는 먹거리를 만들어주지만, 지구의 온도를 높이는 두 얼굴을 갖고 있다. 물질 자체가 선하거나 악한 것은 없다. 우리가 어떻게 사용하고 조절하는지에 따라 우리를 행복하게도 불행하게도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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