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문 채취
과학수사의 대표적인 방법은 지문채취다. 지문은 유리나 플라스틱, 쇠같이 반반한 표면에만 찍힐 것 같지만 실제로 나무와 휴지에도 지문은 찍힐 수 있다. 또한, 지문은 만들어지는 방법에 따라 현재지문, 잠재지문, 인상지문으로 나누어진다. 현재 지문은 끈적끈적한 것을 만진 후 다른 물건을 만질 때 찍히는 것으로 눈으로도 쉽게 관찰이 가능하다.
인상 지문은 물렁물렁한 물체를 만질 때 손의 지문이 눌려 만들어진 것으로 현재 지문과 마찬가지로 관찰이 쉽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피부에서 분비되는 땀과 기름으로 인해 지문이 남겨지기도 한다.
이것이 잠재 지문인데, 땀을 포함한 여러 물질로 이루어진 지문은 99퍼센트가 수분이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증발해 버리지만, 나머지 1퍼센트 물질들은 그 모습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미세한 가루를 뿌려 두면 가루가 그 물질에 붙어 지문을 보이게 한다. 붓으로 형광 가루를 뿌린 후 자외선을 비추면 잠재 지문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붓과 형광 가루 대신 자석봉과 자석 가루를 사용하여 지문을 나타나게 하기도 한다.
또한, 종이 등 흡수력이 강한 물체를 닌히드린 용액에 적신 후 습기와 열을 가하면 자주색 지문이 나타난다. 이때 닌히드린 용액이란, 주로 종이에 남아 있는 잠재 지문을 나타나게 하는 시약으로 지문에 남아 있는 아미노산 성분에 반응한다.
2)유전자 분석
머리카락을 통한 유전자 분석도 수사에 도움을 준다.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머리카락 전체가 결정적인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30억 개의 유전 정보가 담긴 핵 DNA는 머리카락 뿌리에만 남아 있기 때문이다. 머리카락이 뽑히면서 함께 떨어져 나온 두피 세포에서 핵 DNA를 추출할 수 있다.
뿌리가 없는 머리카락은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분석을 할 수 있지만 핵 DNA보다 유전 정보가 적다. 세포에서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부분은 중심의 핵 DNA와 미토콘드리아다. 핵 DNA에는 30억 개의 유전 정보가 들어있고 미토콘드리아에는 1만 6500개의 유전 정보가 들어 있다.
일반적으로 핵 DNA를 확보한 경우 가장 구체적인 유전자형을 알아낼 수 있다. 하지만 증거물이 너무 적거나 이미 분해된 경우에는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을 해야 한다. 세포에 하나씩 들어있는 핵 DNA에 비해 미토콘드리아는 1500~2000개까지 있어, 남아 있을 경우가 크다. 유전자 분석 과정을 살펴보면, 처음으로는 혈흔, 혈액, 조직, 모발, 뼈 등의 증거물을 오염되지 않도록 채취한다.
다음은 DNA 분리 및 증폭이다. 분리한 유전자를 유전자 증폭기에 넣고 수백만 배로 증폭한다. 증폭기는 유전자의 특정한 부위를 인식해 복제하는 기계로, 원하는 부위를 원하는 양과 크기로 증폭시킬 수 있다. 최근에는 유전자 증폭 기술이 발달하면서 아주 적은 혈흔으로도 유전자형을 알 수 있게 되었다.
3) 거짓말 탐지기
호흡이나 피부의 전기 반사, 혈압, 심장 박동 등을 동시에 정밀하게 기록하는 장치를 폴리그래프 라고 하는데, 거짓말 탐지기가 그중 하나이다. 사람은 거짓말을 하면 들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혈압, 심장 박동, 호흡, 땀 분비량, 얼굴색 등에 변화가 나타난다.
이러한 심리에 따른 신체적 변화를 측정하여 범죄 수사에 활용하기도 한다. 거짓말 탐지기는 범죄에 관계있는 사실을 말하거나 현장의 녹음, 또는 녹화된 내용을 들려주거나 보여 줄 때 변화가 나타나는가를 관찰하는 장치이다. 이 장치를 피검자의 몸에 연결하여 호흡, 맥박, 땀이 나는 정도 등과 같은 신체의 변화를 기록한다.
가슴에 주름 고무호스를 감고 호흡을 측정하고, 팔에는 혈압과 맥박을 측정하는 장치를 다는데, 그 속에 고무주머니가 있어서 주머니 안의 공기압 변화를 측정한다. 2개의 작은 전극을 손바닥이나 손가락 끝에 붙여서 피부 표면의 전기적 전도성 변화를 측정해 땀 분비량도 알 수 있다.
거짓말을 하면 자율 신경, 특히 교감 신경의 작용에 의하여 땀 분비량이 증가하며, 그로 인해 피부에 전기 저항이 낮아지고 전류가 흐르는데, 그것을 측정하는 것이다. 한편, 거짓말탐지기의 검사 결과는 아직 공소사실에 대한 직접증거로는 인정받지 못하지만, 진술의 진위를 판단하는 근거로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거짓말탐지기 조사는 정서반응에 의존하기 때문에 반사회적 인격 장애인은 물론 예민하거나 이성적이고 냉철한 사람, 정신이상자에게는 반응이 나타나지 않거나 실제와 상반되게 나올 수 있어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거짓말 탐지기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뇌파의 반응을 감지하는 뇌 지문 탐지기법 등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4)뇌 지문 인식 시스템
뇌 지문 인식 시스템은 용의자를 조사할 때 뇌파를 측정해 거짓말을 알아내는 기술이다. 수사 대상의 머리에 미세 전극 장치를 붙이고 범죄 장면 사진이나 단어를 컴퓨터 화면으로 보여 주는 방법이다. 뇌 지문은 비슷한 자극을 제시하다가 다른 종류의 자극을 섞을 때 300ms에서 나타나는 뇌파 P300을 측정하는 원리를 사용한 것이다.
P300 뇌파는 범죄 수사에 아주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용의자에게 낯선 장면을 보여주다가 범행 현장 장면을 보여주면 범인의 뇌는 이 장면을 익숙한 자극으로 인식해 P300 뇌파를 발생시킨다. 하지만 범인이 아닌 사람의 뇌는 이 장면을 낯선 자극으로 받아들여 P300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실제로 이 거짓말 탐지 기술은 미국 CIA 같은 국가 핵심 정보기관에서도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요즘 수사 현장에서 거짓말 탐지 성능이 더욱 첨단화 되어 신뢰도가 90%를 넘는다고 한다.
참고자료
국회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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