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과 우주망원경
빛은 파장에 따라 감마선, X선,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전파로 나뉜다. 사람의 눈은 파장이 400~700μm인 가시광선만 지각할 수 있다. 만약 어떤 천체가 내뿜는 빛의 파장이 이 범위를 벗어난다면 해당 파장을 포착해 분석하는 특수 장치가 있어야 이미지를 볼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지구에서는 이런 장치가 있어도 무용지물이다. 지구 대기가 가시광선과 전파 이외에 빛을 대부분 차단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1946년 미국의 천문학자 라이먼 스피처는 망원경을 우주에 보내 천체를 관측하는 아이디어를 처음 제시했고, 1977년 미국항공우주국과 유럽우주국은 그의 제안에 따라 우주망원경 개발에 착수했다.
우주망원경은 천체 관측 장비를 갖춘 일종의 인공위성이자 우주를 떠돌아다니는 천문대다. 지구 대기 밖에서 활동하므로 모든 파장의 빛을 마주할 수 있고, 가시광선 파장 범위의 빛도 지구에서 보는 것보다 더 선명하게 관측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낮과 밤, 날씨에 제약 없이 1년 내내 관측할 수 있는 점과 도시의 조명, 가로등 같은 광공해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지상에 설치된 망원경보다 많은 장비가 필요하고, 우주에 떠 있기 때문에 유지보수가 어려우며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또 업그레이드가 쉽지 않아 가동 기간 역시 짧다.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우주망원경은 1990년 발사된 이후 34년째 임무를 수행 중인 허블 우주망원경이다.
최초의 우주망원경
허블은 적외선, 가시광선, 자외선을 포착할 수 있는 망원경으로, 길이는 13.2m, 주경의 지름은 2.4m에 달한다. 웬만한 인공위성보다 크기가 커서 일반 발사체가 아닌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에 실려 우주로 향했다. 이후 저궤도인 고도 약 515km 상공에서 대략 95분마다 지구를 한 바퀴씩 돌며 현재까지 약 160만 건의 관측 임무를 수행했다.
허블의 설계 당시 수명은 15년으로 알려져 있으나 2009년까지 총 5번의 정비를 받은 후 현재까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컴퓨터 오류로 가동 중단이 일어나는 등 노후 징후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NASA는 2021년 허블의 뒤를 이을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을 발사했다. 제임스웹에 달린 주경의 지름은 6.5m로 허블의 2배가 넘고, 허블과 달리 적외선 파장 범위를 포착하기 때문에 더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NASA에 따르면 허블보다 100배 더 희미한 물체를 잘 구별할 수 있다.
허블과 제임스웹 외에도 각국은 저마다 우주망원경을 지구 밖으로 보내 우주의 비밀을 파헤치고 있다. 한 예로 ESA는 지난해 가시광선과 근적외선을 포착할 수 있는 유클리드 우주망원경을 제임스웹이 있는 라그랑주 L2 지점에 올려놓았다. 유클리드 주경의 지름은 1.2m로 허블보다 작은데, 이는 임무가 다르기 때문이다.
유클리드가 지구를 떠난 이유는 천체 관측보다는 눈에 보이진 않지만 우주의 약 95%를 구성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의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서다. 유클리드는 수십억 개 은하의 입체 지도를 그려 이 미지의 연구 대상에 관해 시사점을 도출할 예정이다.
한편 허블을 만들었던 NASA와 ESA는 오는 2027년 적외선 관측이 가능한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을 발사할 계획이다. 주경의 지름은 허블과 비슷하지만, 시야 범위가 대략 100배 넓고, 고해상도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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