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나 코에 침투한 미세먼지
병원균과 같은 불청객을 몰아내기 위해 우리 몸은 반사적으로 기침이나 재채기 반응을 일으킨다. 소리마저 비슷하게 들리지만, 두 반응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발생한다. 최근에는 둘이 완전히 다른 신경 경로로 발생한다는 사실까지 밝혀졌다.
리 몸은 종종 의지와 무관하게 특정 반응을 일으킨다. 기침과 재채기가 대표적인 예다. 기침과 재채기는 비슷해 보이지만, 반응이 나타나는 과정에 차이가 있다. 기침은 호흡기에 들어온 이물질을 배출하기 위한 반사작용이다. 외부에서 들어온 먼지, 연기 혹은 바이러스 등이 기도의 감각수용체를 자극하면 뇌는 이를 즉각적으로 인지하고, 기관지를 수축시켜 강한 공기를 내뿜도록 신호를 보낸다.
이 과정에서 기도가 일시적으로 닫힌 상태에서 빠르게 열리며, 강한 바람이 이물질을 밀어낸다. 이때 공기의 빠른 분출로 기침 소리가 난다. 반면 재채기는 비강을 통한 자극에 반응하는 방어기제다.
꽃가루, 먼지, 곰팡이 포자 또는 기타 미세한 입자가 코 안쪽의 점막을 자극하면 비강에 위치한 감각수용체가 이를 감지해 뇌로 신호를 보낸다. 뇌는 코와 입을 통해 강한 공기 흐름을 만들어 자극 물질을 제거하려는 반사작용을 유도한다. 이처럼 기침과 재채기는 각각 호흡기와 비강을 보호하는 방어기제로 작용한다.
기침과 재채기는 반응 시 침방울이 퍼지는 거리에도 차이가 있다. 2016년 미국 MIT 물리학과 리디아 보로이바 교수는 침방울의 확산 거리를 연구해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보로이바 교수는 초고속 비디오카메라를 사용해 기침과 재채기 중 침방울이 날아가는 거리를 정밀하게 측정했다.
기침 시 침방울은 최대 6m까지 퍼졌다
순간 분출 에너지가 기침보다 더 큰 재채기일 때는 최대 8m까지 확산했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공기가 빠르게 터져 나오면서 난류를 형성하고, 그로 인해 침방울들이 더 멀리 퍼져나가는 것이다.
최근 연구에서는 기침과 재채기가 서로 다른 신경 경로를 통해 조절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기침과 재채기는 일반적으로 유사한 신경 경로를 따른다고 여겨졌다. 그런데 미국 워싱턴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두 반응은 각각 다른 감각수용체와 신경 경로를 따른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셀에 발표됐다.
경세포 말단에 위치한 감각수용체는 빛, 소리, 온도와 같은 외부 자극을 감지해 전기 신호로 변환하고 이를 신경세포에 전달하는 안테나 역할을 한다. 신경세포는 감각수용체로부터 받은 전기 신호를 처리하고 뇌와 척수로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맡는다.
뇌와 척수는 이렇게 받아들인 정보를 바탕으로 적절한 반응을 실행한다. 기침과 재채기 역시 이러한 과정을 거쳐 발생하는 반사 반응이지만, 각각 다른 감각수용체와 신경 경로를 통해 조절된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에서 드러난 것이다.
연구팀은 쥐를 대상으로 여러 감각수용체를 자극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비강 내 수많은 감각수용체 중 오직 MrgprC11 만이 바이러스, 알레르겐 등 자극에 반응해 재채기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MrgprC11을 비활성화하면 재채기 반응이 일어나지 않았다. 이는 재채기를 매개하는 신경 경로가 다른 감각 경로와 독립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반면 기침은 소마토스타틴 신경세포가 자극에 반응해 발생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SST+ 신경세포는 소마토스타틴을 신경전달물질로 사용해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세포다. 이 과정에 MrgprC11은 관여하지 않았다. 연구를 통해 기침과 재채기는 서로 다른 신경 경로를 통해 조절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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