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기원
리학 이라는 관심분야가 생기고 이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진로가 생기고 목표가 생긴지 어느덧 2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것 같다. 처음에는 잠깐의 관심과 흥미인줄 알았는데 이렇게까지 내 안에서 커질거라는 걸 당시에는 알 몰랐다. 왜 많고 많은 것들 중 나는 심리학을 좋아하게 되었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면 한 심리학 이론이 떠오른다.
그것은 스탠퍼드 감옥 실험 이라는 것인데, 결론은 인간은 환경에 따라 악하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그런 질문들을 그때 처음으로 진지하게 던지고, 생각해봤던 것 같다.
또 종종 지나가는 신문들의 기사들, 특히 인간의 추악함에 대해 다룬 글들을 읽으면서 그들의 추악함은 만들어진 것인가, 본능 속에 내제되어 있는 것인가 하는 물음을 던지기도 했다. 이런 요상한(?) 나에게 종의 기원은 그야말로 적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 유진의 이야기는 정말 인간이라는 존재를 다시금 깊이 바라보게 하는 기회를 만들어줬으니 말이다.
유진은 어릴적 그린 잔인한 몇몇 행동들을 통해 정신과의사인 이모로부터 사이코패스라는 명찰을 달게된다. 이후 엄마와 이모는 그의 기질들을 감추고 억제하기 위해 모든 행동을 규제하고 일상에 영향을 주는 약을 먹인다. 이후 유진의 삶은 꼬인다. 수영도 하지 못하게 되고 삶을 이유없는 피곤함과 무기력함으로 채우게 된다.
유진은 엄마를 살해한 후 자신의 이런 삶의 시작이 모두 이모의 진단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되고 분노한다. 그 감정은 이모를 죽임으로써 표출된다. 유진은 책 속에서 총 3명의 사람을 죽이지만 엄마와 해진의 경우는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모의 경우 분노하고 악에 가득찬 모습으로 자신의 삶을 망친 것에 대해 원망한다. 그런 유진을 보며 나 또한 내 삶을 그렇게 억압한 사람이 있다면 그렇게 분노하고 원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어쩌면 유진은 사이코패스가 아니라 사이코패스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유진의 이야기를 나에게 적용시켜 보며, 인간의 악함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진이 되어 본다면, 아마 적지 않은 사람이 그런 나름의 잔인하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삐뚤어질 것이라는 나름의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인간을 두고 이때까지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져왔고, 특히 인간의 악함에 대해서는 다양한 논쟁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인간의 악은 자신의 감정을 분노를 잘못 표출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한다.
우리는 이 표출이 남에게 해가 되지 않는 법을 배우지만, 그것이 비뚤어지게 되면 자신만의 본능을 마음껏 표출하는 것이다. 유진의 경우 그것이 살인 이라는 수단이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정유정 작가가 표현한 유진은 한 정신병자가 아니라 인간의 마음 밑바닥을 드러내는 불쌍한 한 인간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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